멕시코·일본 다 잡아야 ‘도쿄 참사’ 피한다

입력 2019-11-14 04:01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12일 일본 지바현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여린 세계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2차전 대만과의 경기를 마치고 관중들에게 인사를 한 뒤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대만에게 0대 7로 참패하면서 힘겨운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 경쟁을 벌이게 됐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대표팀의 지난 12일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대만전 패배는 ‘1패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슈퍼라운드 결승전 진출부터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 실패까지 너무나 복잡한 경우의 수를 양산했다.

C조 예선 1위 자격으로 1승을 안고 슈퍼라운드에 진출한 한국은 2승 1패가 됐다. B조 예선서 일본에 패해 1패를 안고 슈퍼라운드에 올라온 대만은 1승 2패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15일 멕시코, 16일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대만은 15일 미국에 이어 16일 호주와의 경기가 예정돼 있다.

한국은 아시아·오세아니아 대륙 국가의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 한 장을 놓고 이번 대회에서 대만 및 호주와 경쟁하고 있다. 이들 국가보다 결승전과 3~4위 결정전을 포함해 슈퍼라운드 성적이 좋아야만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잔여 2경기의 성적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 있다. 우선 2연승의 경우다. 한국이 멕시코와 일본을 모두 물리치면 4승 1패가 된다. 승자승 원칙에 따라 슈퍼라운드 1위로 무조건 결승전에 진출한다. 물론 도쿄올림픽 출전권도 거의 손에 쥐게 된다.

그런데 한국이 1승1패를 하게 되면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빠져든다. 이때 한국의 성적은 3승2패다. 물고 물리고 있는 6개팀의 성적 여하에 따라선 결승전 진출 가능성도 있다. 3개팀 이상이 3승 2패가 되면 득실점에 이닝을 반영해 산출하는 성적 지표(TQB)까지 따져봐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

문제는 대만이 나머지 2경기를 모두 이겨 3승2패가 되는 케이스다. 승자승 원칙에 따라 대만이 한국보다 순위가 높아진다. 이 경우 대만이 결승전에 진출하고, 한국이 3~4위전으로 밀리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올림픽 출전권이 날아간다는 의미다.

한국이 잔여 경기에서 2패를 당하게 되면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다. 2승3패다. 결승전 진출은 불가능해진다. 거꾸로 대만이 2승을 추가해 결승전에 진출하면 한국은 올림픽 출전권 경쟁에서 탈락하게 된다.

대만이 1승1패를 기록해도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한국이 순위에서 밀린다. 다만 한국이 미국과 호주를 꺾은데다 상대 맞대결 성적까지 고려해보면 최소 4위로 3~4위 결정전에 나갈 수 있다. 물론 대만에 또다시 패한다면 올림픽에 나갈 수 없다.

호주 변수도 살아있다. 호주는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미국과의 슈퍼라운드 3차전에서 2대 1로 승리하며 기사회생했다. 미국과 함께 1승 3패다. 최종전인 16일 대만전마저 승리한다면 2승 3패가 된다. 3~4위 결정전 진출 희망이 생긴 것이다. 이때 한국과 맞붙어 이긴다면 도쿄올림픽 출전권 확보도 가능하다.

종합해보면 너무나 많고 복잡한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경우의 수를 지우려면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한다. 이제는 말그대로 총력전이 필요하다.

김영석 선임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