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란 샤쓰의 사나이’의 작곡가 손석우(사진)씨가 12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 대중음악의 태동기를 헤쳐온 1세대 작곡가다. 목포공립상업학교를 졸업하고 호남은행에 입사했지만, 은행원 생활을 접고 1941년 조선연예주식회사에 입사해 기타리스트로 음악 인생을 시작했다. 55년 KBS 전속악단 결성에 참여해 가요방송 지휘자로 활동하며 국내 드라마 주제가 1호인 ‘청실홍실’(안다성·송민도 노래)을 작곡했다. 61년 한명숙이 부른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는 일본과 동남아에서도 인기를 끌어 ‘한류 원조’로 평가받는다. 당시 한명숙에게는 동남아 공연 요청이 쇄도했고, 프랑스 가수 이베트 지로가 이 곡을 우리말로 취입하기도 했다.
‘나는 가야지’(문정숙), ‘검은 장갑’(손시향),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최희준), ‘이별의 종착역’(손시향), ‘삼오야 밝은 달’(김상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2003년 문화훈장 보관장, 2011년 한국대중음악상 공로상을 받았다. 2015년에는 고향 장흥에 그의 노래비가 세워졌다. 빈소는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4일이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