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0%대를 형성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유통업계의 ‘가격 경쟁’이다. 업계는 ‘초저가’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대규모 할인 마케팅을 곳곳에서 펼치고 있다. 이달 진행 중인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는 업체마다 ‘역대 최대’ 매출 성과를 내놓고 있다. 소비침체라는 진단이 무색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반응은 열광적이다.
11번가는 지난 11일 24시간 진행된 ‘십일절’(11월 11일) 행사(사진)에 하루 거래액 147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성과를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날 거래 규모(1020억원)보다 44%나 증가했다. 1분당 1억2000만원 이상 판매된 셈이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몰리면서 시간당 거래액 100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서기도 했다.
11번가는 2008년부터 매년 11월 11일에 행사를 해 왔고, 십일절이라는 명칭은 2014년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11월 1일부터 11일까지 대규모 할인 행사인 ‘십일절 페스티벌’을 펼친 건 2017년부터인데 올해 거래 규모는 첫 해(640억원)보다 2.3배 증가한 셈이다.
G마켓·옥션·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빅스마일데이’ 행사도 12일까지 이어졌다. 빅스마일데이 첫 4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배 증가했다. 1~10일 누적 판매수량이 2700만개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이마트의 상시 초저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도 반응이 좋다. 이마트가 지난 8월 1일 출시한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와인 84만병, 물티슈 130만개, 생수 340만병(56만 묶음) 등의 판매기록을 보였다. 8월 1일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1차 상품으로 선보인 도스코파스 와인 750㎖ 2종은 4900원에 출시돼 100일 만에 84만병이나 판매됐다.
한편 지난 11일 펼쳐진 중국 최대 규모 쇼핑 축제인 ‘광군제’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광군제 매출은 전년 대비 187% 신장했다. ‘후’는 지난해 대비 208% 매출 신장으로 에스티로더, 랑콤, SK-II에 이어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매출 4위에 올랐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라네즈·이니스프리, LG생활건강 후·숨, AHC, 닥터자르트, 3CE, LF 헤지스, 휠라 등이 1억 위안(약 166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