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의 돌풍이 올 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를 휩쓸고 있다. GS칼텍스는 1라운드 전승(5승)으로 2009-10시즌 이후 10년 만에 라운드 무패로 1위에 올라 있다. 메레타 러츠-강소휘-이소영으로 구성된 삼각편대의 맹렬한 공격이 호성적의 비결이다.
레프트 강소휘(22)는 그 중에서도 돋보인다. 1라운드 공격 종합 1위(성공률 44.23%), 서브 1위(세트당 0.611개 성공)에 올랐다. 지난 8일 생애 첫 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강소휘는 ‘제 2의 김연경’으로 불리며 2015년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 강력한 서브와 득점을 선보이며 만장일치 신인상을 받았다. 2017-18시즌에도 컵대회 MVP로 선정됐고 리그 득점 6위(532득점), 서브 4위(40개·세트당 0.342개)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강소휘는 그러나 지난 시즌 부진에 빠졌다. 복근 부상이 겹치며 325득점에 그쳤고, 강점이던 서브도 세트당 0.221개만을 성공시켰다. 공수에서 자신을 잃은 모습이었다.
강소휘가 올 시즌 다시 일어선 데엔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의 섬세한 지도가 영향을 미쳤다. 강소휘는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감독님이 무엇보다 선수들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계신다”며 “자신감이 떨어졌을 때 바로 표정을 보고 알아보시고 연습을 더 시켜주셔서 (발전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국제대회 경험도 큰 도움이 됐다. 강소휘는 9월 일본에서 열린 2019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배구 월드컵에 참가했다. 대표팀은 세르비아와 브라질 등 배구 강국을 연파하며 6승 5패의 호성적을 냈고, 강소휘도 대표팀 일원으로 자리 잡았다. 강소휘는 “외국 선수들의 블로킹이 아무래도 많이 높고 견고하다”며 “몇 번씩 막히면서도 공격을 성공시키고 나니 국내에 와서는 ‘충분히 뚫을 수 있겠구나’하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대표팀 감독의 탁월한 데이터 분석력은 세계적 선수들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게 했다. 강소휘는 “과거 대표팀엔 외국 선수에 대한 데이터가 없었는데 라바리니 감독님은 미팅을 거의 2시간 가까이 하실 정도로 분석을 잘하신다”며 “경기장에선 코스 분석한 대로만 공격하면 되니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많은 팬들의 관심은 오는 17일 열리는 GS칼텍스와 지난 시즌 통합 우승팀인 흥국생명과의 경기다. 지난달 22일 첫 맞대결에선 GS칼텍스가 3대 0 완승을 거뒀다. 일격을 당한 우승후보 흥국생명은 에이스 이재영이 “선수들 모두 눈에 불을 켜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이 경기를 벼르고 있다.
이에 대해 강소휘는 웃으며 “흥국생명 선수들의 발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저희 팀 스스로 하던 대로만 하면 또 이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저희 팀이 리시브에서 완벽하지 않지만 2단 토스(어택라인 후방이나 코트 밖에서 보내는 긴 토스) 후 때리는 연습을 많이 해 리시브가 흔들려도 공격수들이 잘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소휘는 여전히 포부가 크다. 시즌 베스트7 선정과 트리플 크라운(후위공격·블로킹·서브로 각 3점 이상을 득점하는 것) 달성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 중이다. “팀 분위기가 너무 좋아 지금처럼만 하면 올 시즌 잘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리시브 효율을 높여 공을 정확히 받아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