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이벤트… 1시간 만에 16조원 매출

입력 2019-11-12 04:05
세계 최대 규모의 쇼핑 이벤트인 알리바바의 광군제(光棍節) 쇼핑 축제가 시작된 11일 중국 상하이에 있는 매출 전광판이 1시간3분59초 만에 1000억 위안(약 16조5660억원)의 매출을 돌파했다고 표시하고 있다. 올해 쇼핑 축제에는 20만여 브랜드가 참여했고 새로운 상품만 100만개를 넘어섰는데 이 중에는 수억~수십억원에 달하는 주택도 포함됐다. AP뉴시스

100억 위안(1조6566억원)어치를 판매하는데 1분36초, 1000억 위안(약 16조5660억원)을 돌파하는데 1시간3분59초. 세계 최대 규모의 쇼핑 이벤트인 알리바바의 올해 광군제(光棍節) 쇼핑 축제 판매 기록이다.

알리바바는 1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본사에 마련된 프레스룸에서 ‘11·11(쌍십일) 쇼핑 축제’ 개시 1분36초 만에 거래액이 100억 위안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100억 위안이 거래되는데 2분5초가 걸렸다.

거래액은 12분49초 만에 500억 위안을 넘어 지난해 기록(26분3초)을 크게 앞당겼다. 또 1시간3분59초 만에 1000억 위안(약 16조566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에는 같은 금액을 달성하는데 1시간47분26초가 걸렸다.

역대 하루 전체 거래액도 쉽게 갈아 치웠다. 2014년 하루 전체 거래액(571억 위안)은 올해 17분6초 만에 돌파했다. 2015년 하루 전체 거래액인 912억 위안을 넘어서는데도 1시간1분32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경기둔화를 겪고 있지만 중국이 거대한 내수시장의 잠재력을 보여주면서 여전히 소비 활력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계기로 평가된다.

앞서 알리바바 측은 이날 하루 동안 지난해보다 1억명 더 많은 총 5억명의 고객이 자사 플랫폼을 이용해 쇼핑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알리바바의 광군제 쇼핑 축제에서는 20만개 브랜드가 참여한 가운데 100만개 이상의 새 상품이 등장했다. 화장품, 의류, 가구, 장난감 등 일반 상품은 물론 주택까지도 상품에 포함됐다.

상품을 판매하는 기술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막대한 거래와 결제를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춰 이날 새벽 1초에 최대 54만4000건의 거래를 처리했다. 판매자가 동영상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물건을 파는 라이브 방송도 수만건 진행됐다. 유명 쇼핑 호스트인 웨이야가 진행하는 개인 라이브 방송 시청자는 4100만여명에 달했다. 알리바바의 라이브 방송 시스템은 판매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자신만의 채널을 만들어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판매할 수 있다.

화장품 브랜드 온라인 매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얼굴 사진 위에 제품을 실제로 발라보는 것 같은 효과를 체험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AR) 기능도 도입했다. 스마트 스피커인 ‘티몰 지니’에서는 올해부터 음성으로 쇼핑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알리바바는 2009년부터 11월 11일 쇼핑 축제를 시작했다. 중국에서 연인이 없는 싱글의 날이라는 뜻의 광군제(光棍節) 또는 ‘솽스이’(雙十一·쌍십일)로 불리는 이날을 쇼핑 축제일로 탄생시켰다. 첫해 5000만 위안(약 82억8000만원)이던 거래액은 지난해엔 4000배나 많은 2135억 위안으로 폭증했다. 알리바바뿐 아니라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과 핀둬둬, 백화점과 할인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까지 앞다퉈 가세하면서 광군제 행사는 중국 차원의 쇼핑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 한국 상품 판매액은 이날 하루 전체 거래의 절반 가량이 몰린 첫 1시간 동안 미국과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해외 직접 구매 순위에서 한국은 2016년 3위를 차지했지만 2017년에는 사드(THAAD) 갈등 여파로 5위로 밀려났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3위로 올라섰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