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이 모레로 다가왔다. 이단들도 분주해지고 있다. 최고의 ‘사냥’ 시기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수능이 끝나는 날부터 내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까지의 기간은 이단 활동의 극성수기이다. 이때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다.
‘11월 14일 목요일’ 수능 시험이 끝나고 걱정과 불안감에서 자유로워지는 순간, 친근함으로 무장한 이단들이 거리 곳곳에서 미혹의 덫을 놓고 기다린다. 심지어는 이성을 이용해 접근하기도 한다. 친밀한 관계 형성은 이단 포교의 단골 아이템이다. 이단들은 친절과 관심이라는 가면을 쓰고 수험생들에게 다가온다. ‘조심’이 ‘안심’이다.
‘12월 14일 수요일’ 수능 시험 성적이 발표되고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희비가 교차한다. 실망한 수험생들의 좌절은 일탈로 나타나기도 하고, 기뻐하는 수험생들은 기쁨의 축제를 열기도 한다. 거리에 나선 이들 수험생 주변에는 어김없이 이단들이 진을 치고 있다. 문화행사나 공연 등 각종 이벤트로 이들을 미혹하는 것이다. 결국 누군가는 미혹에 걸려든다. 교회의 대안적 프로그램과 수험생을 지키기 위한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
‘12월 초·중순’에는 대학별로 수시모집 합격자를 발표하고 등록을 시작한다. 불합격과 합격의 갈림길,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한 아쉬움과 가고 싶었던 대학에 들어갔다는 뿌듯함이 교차하는 시기에도 이단들의 미혹은 멈추지 않는다. 실망한 수험생들에게는 ‘위로’를 내세운 모략으로 접근한다. 재수학원이 몰려 있는 학원가에서 이단들의 미혹이 시작된다. 마음의 허무함은 위로받고 싶은 대상을 찾게 만들고, 이단들은 최적화된 위로와 미혹의 기술을 총동원해 다가온다. 지친 수험생을 위한 가족들의 따뜻한 격려와 위로가 필요한 시간이다.
‘12월 말부터 1월 말’은 정시모집 원서 접수와 전형 기간이다. 정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입시 전략을 짜느라 분주하지만, 수시 합격자들은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다. 이단들은 SNS와 거리 포스터 등을 통해 예비 대학생들의 관심을 유발하며 다가와 먹음직스러운 미끼를 던진다. 오랜 기간 성과가 좋았던 미혹의 기술들을 동원해 수험생들에게 다가간다. 수험생들은 이단들을 잘 모르지만, 이단들은 수험생들의 심리와 행동을 꿰뚫고 있다. 교회의 이단 분별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족들은 수험생들의 영적 건강을 조심스럽게(지나친 간섭이나 참견이라고 느끼지 않도록) 확인해야 한다.
‘2월 초’는 정시 합격자 발표와 등록으로 2020년도 대학 입시가 거의 마무리돼 가는 시점이다. 2021년 재도전을 준비하는 수험생도 있고, 새내기 대학 생활을 부푼 마음으로 준비하는 예비 대학생들의 윤곽도 드러난다. 이때 새내기들을 미혹하기 위한 캠퍼스 이단들의 손길이 분주해진다. 이단들은 캠퍼스 곳곳에 신입생 포섭을 위한 자기계발 문화행사 대학생활 관련 포스터들을 부착하기 시작한다. 관심이 가는 내용이 있더라도, 무작정 참여하기보다는 적어도 누가 왜 부착했는지는 반드시 알아보도록 교육해야 한다. 이단 예방 교육은 반복이 최고다.
‘3월’은 캠퍼스가 낯설고 친구도 없는 대학 새내기들에게 이단들이 ‘양의 옷’을 입고 우는 사자처럼 달려드는 시기다. 대학 내 이단 동아리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감추고 신입생들을 미혹한다. 이들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학과 선배의 모습으로 나타나 적절한 먹잇감을 노리고, 개강을 전후해 열리는 각종 동창회나 향우회에서 날카로운 눈빛을 드러내며 새내기 대학생을 노린다. 어리숙한 새내기들은 학교나 고향 선배로 위장한 이단들에 쉽게 무장해제당한다. 물론 학기 초 도서관이나 식당, 혹은 벤치에 홀로 남겨진 새내기들은 이단들의 미혹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수능 시험과 함께 이단 미혹의 극성수기가 시작된다. 위장 포교를 일삼는 캠퍼스 이단들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가정에서는 수능 시험일로부터 개강 이후까지 내 자식, 내 손주, 내 형제자매를 지키기 위한 안전점검을 시작해야 한다. 교회의 졸업예배는 고등부 교회교육의 ‘끝’이 아니라, 새벽이슬 같은 주의 청년들을 지키기 위한 거룩한 싸움의 ‘시작’이다.
탁지일(부산장신대 교수·현대종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