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파 발언’ 박홍 전 서강대 총장 선종

입력 2019-11-10 20:40

1990년대 학생운동 세력이던 ‘주사파’ 배후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던 박홍(사진) 전 서강대 총장이 9일 선종했다. 향년 78세.

박 전 총장은 2017년 신장 투석을 받아 몸 상태가 악화해 서울아산병원을 찾았고 이곳에서 당뇨 합병증 판정을 받고서 장기 치료를 받아왔다. 최근 서울아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 9일 오전 4시40분 세상을 뜬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989년부터 8년간 서강대 총장을 지내면서 여러 설화로 도마 위에 올랐다. 1994년 김영삼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대학 총장 오찬에서 “주사파가 (학원 내에) 깊이 침투해 있다”며 학생운동 세력의 배후로 김 위원장을 지목했다.

발언 파장이 커지자 그는 “고백성사를 하러 온 학생들로부터 들었다”고 해명했지만 고백성사 누설 혐의로 고발당했다. 1991년 민주화를 요구하는 분신 정국이 이어지자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총장은 1941년 부산에서 태어나 1965년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예수회에 입회했다. 1989년부터 1997년까지 서강대 제7∼8대 총장을 지냈다. 2003∼2008년 서강대 재단이사장으로 활동했다. 2003년 정부에서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발인은 11일 오전 7시30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다. 장례미사는 11일 오전 9시30분 서울 마포구 서강대길 19 예수회센터 3층 성당에서 있을 예정이다. 장지는 용인천주교묘지 내 예수회 묘역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