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이 회사 소속 가수 비아이(본명 김한빈·23)의 마약 의혹을 덮기 위해 공익제보자를 협박한 혐의 등으로 14시간이나 경찰 조사를 받았다.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있는 양 전 대표가 이번에는 협박과 업무상 배임, 범인도피 교사죄 등의 3가지 혐의로 추가 사법처리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0일 YG엔터테인먼트 소속 비아이의 마약 의혹을 덮기 위해 공익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로 양 전 대표를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50분까지 조사했다고 밝혔다.
고강도 조사를 마치고 자정쯤 청사 밖에 모습을 보인 양 전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공세에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사실관계를 소명했다”고 짧게만 답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경찰 조사 관계로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 답한 뒤 청사를 빠져나갔다. 양 전 대표는 2016년 8월 비아이의 지인인 A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비아이 마약구매 의혹을 경찰에 진술하자 A씨를 회유·협박해 진술을 번복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대가로 당시 A씨에게 변호사 비용을 제공했는데 A씨가 YG 소속이 아님에도 회삿돈으로 이 비용을 지급해 업무상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6월 양 전 대표의 회유와 협박으로 진술을 번복했다는 내용을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제보했다. 권익위는 이 내용을 검찰에 넘겼고,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경기남부경찰청이 전담수사팀을 꾸려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혐의가 중대하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