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월호특수단, 과학고 출신 검사 2명 합류… 침몰원인도 밝힌다

입력 2019-11-10 18:42
사진=연합뉴스TV 제공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 안산지청장)에 이례적으로 서울과학고 출신 평검사 2명이 인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 선체의 침몰 원인, 구조 대응 적정성 등을 과학적 개념을 동반해 규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수단의 이번 재수사는 결국 세월호 참사를 시간적으로 촘촘히 재구성하는 작업이 되는데, 선체의 급선회와 전복, 복원성 불량 여부에 대한 최종적 규명 기대가 많았다.

10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 특수단에는 한상형(40·사법연수원 36기) 부산지검 검사가 합류했다. 한 검사는 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 출신으로 9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다니다 법학부로 옮겼고 사법시험에 응시했다. 2010년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고 일선 수사부서와 법무부를 오가며 일했다.

한 검사와 함께 서울과학고를 졸업한 김경태(40·변호사시험 1회) 수원지검 검사도 특수단의 부름을 받았다. 김 검사는 검사들 중 드물게 학부를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에서 졸업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거쳐 2012년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평검사 5명 중 2명을 과학고 출신으로 채운 특수단 구성은 이번 재수사에 임하는 검찰의 인식을 드러낸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세월호 유족 측은 세월호 선체 침몰 과정을 둘러싸고 석연찮은 대목이 많다고 여전히 호소한다. 검찰로서는 과학적 근거를 통한 납득이 불가피한 상황인 셈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더 이상 규명할 의혹이 없게 하자”는 당부를 임 단장에게 전달했었다.

이미 여러 차례 수사와 조사가 이뤄진 사안임을 고려하면 검찰 입장에서 새로운 접근·해결 방법이 필요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통상적인 수사와 관점부터 달리 접근하기 위해 ‘과학고 검사’들을 인선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여러 가지를 ‘이과적’으로 깊고 넓게 볼 수 있는 부분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학고 출신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도 있을 텐데, 수사팀 입장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검사의 경우 이 같은 ‘이과적’ 아이디어로 검찰 수사와 행정에 도움을 준 인물이다. 그는 초임 검사 시절 ‘공소시효 계산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부에서 화제가 됐다. 범죄 일자만 입력하면 해외 출입국 여부까지 고려해 시효를 제시하는 프로그램으로 업무 활용도가 높았다고 한다. 그가 만든 ‘위드마크 공식 적용 프로그램’도 검찰 내 공유돼 음주운전 사고 당시 주취 정도를 수월히 파악하는 데 쓰였다.

한 검사와 김 검사 외에 안동건(46·35기) 대구지검 검사, 최갑진(35·변시 2회) 울산지검 검사, 김상범(35·43기) 광주지검 순천지청 검사도 특수단에 합류했다. 이들 역시 경력 초기부터 주요 수사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수사력을 인정받았던 인물들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특수통’ 임 단장, 조대호(46·30기) 대검 인권수사자문관과 용성진(44·33기) 청주지검 영동지청장의 지휘를 받는다.

정치적 수사라는 반론도 있지만, 검찰은 세월호를 두고 지속되는 사회적 갈등을 매듭짓는 특수단을 출범시킬 필요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수단은 11일 공식 출범과 관련한 브리핑을 한다. 방대한 기록을 검토하는 일로 곧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박상은 구승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