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돌풍’ 코레일 멈춰 세운 수원, FA컵 최다 우승

입력 2019-11-11 04:08
수원 삼성 미드필더 염기훈(오른쪽)이 10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대전 코레일과 가진 2019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39분 우승에 쐐기를 박은 팀의 네 번째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포터즈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경기 전 수원 삼성을 상징하는 청·백·적색의 홍염을 터뜨리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우리에겐 승리뿐이다’는 응원 구호를 목청껏 외치며 우승을 염원했다. 팬들의 열정에 선수들도 화답했다. 수원이 내셔널리그(3부리그) 팀 대전 코레일의 아마추어 돌풍을 잠재우고 대한축구협회(FA)컵 최다 우승팀에 등극했다.

수원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코레일에 4대 0 대승을 거뒀다. 1차전 포함 최종 스코어 4대 0을 기록한 수원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수원은 역대 우승 공동 1위였던 포항 스틸러스를 밀어내고 FA컵 최다인 5회 우승(2002·2009·2010·2016·2019) 금자탑을 세웠다.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 8위에 그친 수원은 FA컵 우승으로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획득, 우울했던 시즌 분위기를 극적으로 반전시키는 데에도 성공했다.

사실 수원의 부진한 경기력은 FA컵에서도 계속됐다. 경주 한수원, 화성 FC 등 하위리그 팀을 상대로 고전했다. 팬들의 비판에 이임생 감독은 FA컵 우승에 감독직을 걸기까지 했다. 그런 비장한 분위기는 선발 명단에도 반영됐다. 수원은 K리그1 득점 선두(18골) 타가트와 주장 염기훈, 외인 안토니스까지 모두 선발로 투입하며 총공세를 예고했다.

전반 초반 수비를 하프라인까지 올린 코레일을 상대로 당황했던 수원은 곧 안정을 찾았다. 전반 14분 만에 결실이 찾아왔다. 주인공은 부상 입은 최성근을 대신해 깜짝 선발 출전한 미드필더 고승범. 지난해 대구 FC 임대를 다녀온 뒤 올 시즌 2군을 오가며 K리그1 8경기 출전에 그친 그는 시즌 첫 골을 결승 무대에서 만들어냈다. 타가트의 감각적인 힐패스를 박형진이 이어줬고, 이를 고승범이 강력한 오른발 킥으로 마무리했다.

고승범의 활약은 계속됐다. 후반 23분 페널티 박스 밖 중앙에서 볼을 이어받은 고승범은 이번엔 왼발 중거리슛을 지체 없이 때렸고, 이 볼이 코레일의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을 넘어갔다. 수원은 후반 32분 군 전역자 김민우가 발재간으로 수비를 제쳐내며 세 번째 골을 뽑아냈고 염기훈이 후반 39분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염기훈은 이 골로 자신의 FA컵 득점왕(5골)을 확정지었다.

‘돌풍의 팀’ 코레일은 울산 현대·강원 FC·상주 상무 등 K리그1 팀들을 연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내셔널리그 팀 중 첫 FA컵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마지막 경기에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수원=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