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환경·문화·관광자원 어우러져 휴식·레저체험 공간 탈바꿈

입력 2019-11-07 21:33
관광객들이 지난 8월 시화호에서 열린 ‘2019전국해양스포츠제전’에서 요트 승선 체험을 하고 있다. 수질이 개선되고 생태 환경이 살아나면서 시화호가 세계적인 문화·레저 체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시화호가 2등급 수준으로 개선된 수질과 함께 생태계의 보고로 거듭나고, 환경·문화·관광자원이 어우러지면서 세계적인 휴식과 문화, 레저체험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시화호는 경기도 안산·시흥·화성시에 걸쳐있는 해수호로, 대단위 간척사업과 시화방조제의 건설로 만들어진 인공호수이다. 시흥시와 화성시를 연결한다는 의미로 앞글자를 따서 시화호라 명명했다.

1987년 시화방조제 건설이 착수되고, 7년후인 1994년 방조제 체절이 완료됐다. 이 방조제는 길이 33.9㎞로 세계최장의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되면서 비록 국내 2위로 밀려났지만 전장 12.7㎞의 해중도로는 여전히 장대하다.

그러나 시화호는 1996년 산업단지 확장과 함께 급격한 환경오염으로 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 K-water(한국수자원공사), 시민단체의 환경개선을 위한 부단한 노력으로 수질이 2등급 수준으로 개선됐다.

일등공신은 뭐니뭐니해도 시화방조제 공사로 생성된 인공습지 ‘시화갈대습지공원’으로 그 자체가 거대한 정수필터다. 시화호를 생명이 머물다가는 공간으로 만들어 놓은 갈대숲은 이제는 사시사철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힐링쉼터가 됐다.

지속적인 환경개선을 위해 2001년 시화호 종합관리계획을 수립해 꾸준히 시행됐다. 시화호 관리위원회 및 시화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 시화호의 환경보전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거버넌스를 조직해 정부부처, 공공기관, 지자체, 지역사회,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차츰 결실을 맺어 시화호의 생태자원도 꾸준이 되살아났고 매년 저서생물 및 어류 등의 개체수가 증가하며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는 청신호를 보내왔다.

시화호 안산갈대습지와 대송습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철새도래지로 매년 철새들이 꾸준히 찾아와 생태계의 보고로 거듭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09년 10월 세계적 희귀종인 저어새가 떼를 지어 나타났는데 전 세계 2000여 마리 가운데 200여 마리가 한꺼번에 목격된 것이다.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저어새들은 지금도 주걱 모양의 부리를 물속에서 저어가며 먹이를 찾는 모습이 관찰된다.

시화호는 협력거버넌스를 통해 공동의 발전을 꿈꾸고 있다. 2014년 K-water와 안산·시흥·화성시 등 3개 지자체, 시화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시화호의 되살아난 생태환경을 보존하면서 나아가 현명하게 이용하기 위해 시화호의 미래비전 ‘Water & Dream City 시화나래’를 공동 선포했다. 이어 이듬해인 2015년 시화호권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해 시화호권의 환경·생태보전과 더불어 환경·문화·관광자원의 가치 증진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그 연장선에서 K-water는 2015년부터 안산·시흥·화성시에 걸쳐있는 시화호의 수변공간을 자전거와 보행로로 연결하는 시화나래길을 조성하고 있다. 시화나래길은 시화호의 자연과 이를 기반으로 한 어메니티(amenity·어떤 장소나 기후 등에서 느끼는 쾌적함)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워터프론트(watetfront·바다 하천 호수 등의 수변(水邊)공간 자체 또는 수변공간을 가지는 육지에 인공적으로 개발된 공간) 및 거점공간을 조성해 전체를 연결하는 계획이다.

시화나래길은 전체 65㎞에 이른다. 올해 연말이면 안산에서 시흥시구간까지 14.5㎞가 완료되고 시화방조제와 함께 26㎞가 연결돼 안산시내에서 대부도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잔여구간은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서측지구 조성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이미 조성된 시화나래길은 안산시 희망마라톤대회(2017·2018년), 시흥시 하프마라톤대회(2019년) 등이 개최돼 지역 시민들의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화나래길의 각 지역별 거점공간에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 도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시흥시 거북섬에는 동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최대규모의 인공서핑 웨이브파크를 포함한 해양레저복합단지가 조성 중이다. 거북섬 일대에 들어설 해양레저복합단지(32만5300㎡) 내 각종 시설 중 하나로 조성되는 웨이브파크는 16만6613㎡ 부지에 길이 200m, 폭 80m의 파도가 1시간에 1000회까지 치는 시설을 갖추게 된다.

안산시 반달섬에는 워터프론트를 중심으로 관광호텔, 시화호 뱃길사업 등이 추진돼 해양문화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시화호의 남측인 화성시 송산그린시티에도 체험형 복합리조트 테마파크가 조성돼 시화호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워터프론트를 활용해 시화호의 생태문화적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직접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K-water와 시화호권 3개 지자체 및 시화지속협의회는 해양문화축제인 ‘시화나래 마린페스티벌’을 2015년부터 매년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시화나래 마린페스티벌 공동개최 차원의 해양수산부가 주최하는 대표적인 해양레저행사인 ‘제14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을 유치해 성공적으로 치렀다. 철인3종경기, 핀수영대회, 카누대회, 요트 대회 등 해양스포츠 경기종목과 바다래프팅 등 번외 종목 경기를 비롯해 카약, 요트, 보트 승선체험 등 해양레저체험과 무대공연 등을 다양한 체험과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전시권 K-water 시화사업본부장은 7일 “이번 전국해양스포츠제전은 시화호 일원의 도약계기가 되었으며, 해양레저의 적지로서 시화호의 가능성을 널리 알렸다”며 “시민들과 방문객들에게 시화호를 직접 즐기고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향후 지속적인 휴식과 문화, 레저체험의 공간으로서 위상을 굳건히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K-water는 올 하반기에 시화호권 3개 지자체 및 지역의 주민사업체들과 시화호 생태관광 코스 발굴과 시범투어를 시행해 뛰어난 생태환경을 널리 알려나갈 계획이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