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본입찰 ‘깜짝 등장’ 없었다… 애경·HDC·KCGI ‘3파전’

입력 2019-11-08 04:08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이 7일 진행됐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에 전시된 모형 항공기 뒤로 승무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뉴시스

매물로 나온 제2의 국적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는 본격적인 절차가 시작됐다. 당초 예상대로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 KCGI 3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참여했다. 막판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제기됐던 SK, GS 등 대기업의 ‘깜짝 등장’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7일 오후 2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본입찰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보안 등을 이유로 이날 오전 직접 응찰 회사를 찾아가 관련 서류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회사도 함께 ‘통매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애경그룹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주간사의 지침에 맞게 준비를 마치고 입찰을 완료했다”고 알렸다. 이어 “항공사 간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해외 사례가 많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고객 서비스 수준도 높히는 한편 관광산업 발전 등 국가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함께 본입찰에 나섰던 애경그룹은 막판에 한국투자증권도 컨소시엄에 참여시켰다. 애경그룹은 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자회사로 보유해 시너지를 노릴 수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시장 평가를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자금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제선 노선 70여개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업 진입을 노리는 기업에 좋은 매물이지만 7조원이 넘는 부채 해결과 노후 항공기 교체 등에 많은 자금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현금성 자산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은 미래에셋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사모펀드 KCGI는 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전략적투자자(SI)를 구하기 위해 유력 대기업에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입찰에 함께 참여한 SI가 어떤 회사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 인수가격을 1조5000억∼2조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수 참여자들이 써낸 매입가격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금호산업은 향후 1∼2주에 걸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실사와 협의 등을 거쳐 올해 안에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