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통합협의기구 만들자”… 범보수 통합 공개제안

입력 2019-11-07 04:02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 우파 통합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 통합 논의를 본격 시작하기 위한 통합협의기구 설치를 범야권에 제안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범보수 통합을 위한 신호탄을 쏜 것이지만, 구체적인 방법론보다 ‘폭넓게 통합하겠다’는 선언적 성격이 강해 실제 통합이 성사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황 대표는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 가치를 받드는 모든 분과 정치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내에는 통합논의기구를 설치하고 (밖으로는) 뜻 있는 분들과 함께하기 위한 통합협의기구 설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통합의 대상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황 대표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도 직간접적 소통과 협의를 해 왔고, 우리공화당과도 직간접적 논의를 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목표는 문재인 정권의 좌파 폭정을 막는 것”이라며 “분열의 요소들을 정치 대의의 큰 용광로 속에 녹여내는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 등이 설립한 싱크탱크 ‘플랫폼 자유와 공화’와도 필요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앞서 이 단체가 주최한 행사에 참여해 원희룡 제주지사,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교감했다.

황 대표가 보수 통합을 공론화한 것은 총선이 5개월밖에 안 남아 더 이상 논의를 미뤄선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통합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지금은 총선을 앞둔 시점이다. 시기가 늦으면 통합의 의미도 감쇄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서는 “12월은 돼야 할 것 같고, 1월이 될 수도 있겠다”고 했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다른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을 한꺼번에 끌어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유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한국당이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보수 재건의 원칙을 받아들일 의지가 있다면 대화를 시작하겠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보수를 근본적으로 재건하는 대화라면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대화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의원이 조건으로 제시한 ‘보수 재건 원칙’에 대해 황 대표는 즉각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또 “유 의원에 대한 당내 반발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공화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묻어버리면서 하자고 하는 보수 통합 논의는 야합”이라며 “유 의원을 포함한 탄핵 5적을 정리도 못 하면서 무슨 통합을 말하느냐”고 비판했다.

심희정 김용현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