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가 청소년 및 대학생에게 불법 성매매를 알선하는 온상이라는 지적이다. 운영 기업은 자체적으로 채용공고 필터링을 24시간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불법 정보가 판을 치고 있다.
국내 J기업이 운영 중인 A사이트는 우리나라 최대 알바 구인구직 사이트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실의 도움으로 확인한 불법 채용 실태를 보면, 사이트에 이력서를 업로드하게 될 시 ‘건전 토킹 바’, ‘이색카페’, ‘토킹바’, ‘보드카페’ 등지에서 고수익 보장 알바 제안이 밀려온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일자리를 얻은 청소년 중에는 음주와 성폭력, 심지어 성매매까지 강요당한 피해가 적지 않다는 게 의원실의 지적이다.
문제가 많은 것은 바(Bar) 알바 채용 정보로 사이트는 19세 미만이 검색을 할 수 없도록 인증을 요구한다. 그러나 단순 로그인을 통하면 바로 일자리를 검색할 수 있다. 상세설정을 통해 ‘나이 무관’을 선택해도 상당한 업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미성년자임을 밝혀도 근무가 가능하다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손님을 응대하면서 주 업무는 대화. 페이는 4~5만원을 드리고 있어요. 대부분 일하는 친구들도 20대 초중반인 또래들이라 금방 친하게 지내요. 숙박도 가능해요”, “높은 시급으로 인한 불안이나 걱정은 당연하지만, 구직자 여러분을 보호하며 지켜드림을 약속드립니다. 시급 4만원+@”, “고수입 알바로 적응만 잘하면 꿀알바. 명품, 성형, 여행경비, 목돈 마련 가능. 시급 4.5만원”.
위의 내용은 업소가 내건 조건이다.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리자 하루 만에 십여 통의 취업 제안이 밀려왔다. 일부는 불법 유사성매매 업소로 오피스텔 성매매를 제안하기도 했다. 사이트에 한 달 평균 접수된 모집공고는 55만건이다. 바(Bar) 항목의 공고 수는 6월 기준 1만1921건이었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J기업 측은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의 답변 요구에 “채용공고 필터링이 24시간 이뤄지고 있다”면서 “필터링으로 삭제되거나 등록 보류되는 공고는 월 평균 1만1000건으로 2% 정도이다”고 밝혔다. 다만, 필터링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정교한 방법으로 시스템을 강화해 대응하겠다”고 해명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 피해사례가 빈번하지만,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의 대응은 미비했다. 여가부는 ‘성매매후기사이트 근절 대책’을 논의 하고 모니터링 한 바 있지만, 알바 사이트에 대한 조치는 없었다. 제대로 된 실태조사도 이뤄지지 않다 보니 수사나 시정요구, 신고 접수도 적었다. 경찰청은 A사이트를 통한 성매매 알선 사건 수사를 한 적이 없으며, 여가부의 청소년근로환경센터의 피해사례 접수도 ‘0건’이었다. 온라인 구직사이트를 통한 유사성매매 알선정보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삭제는 5년간 160건에 불과했다.
정춘숙 의원은 “1020 세대의 경제적 어려움을 노려 고수익 알바로 현혹해 성착취 현장에 유입시키려는 업주들이 알선 창구로 활용하는 구직사이트 환경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성인인증 시스템 개선 ▲문제 업체 모니터링 강화 ▲방통위 제재 ▲성매매 알선 정보 제공자의 경찰의 수사 개시 ▲미성년자 이력서 보호 방안 ▲여가부의 해결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김양균 쿠키뉴스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