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 오염 가능성이 큰 미국산 소머릿살의 수입량이 2017년부터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6년 1만8235kg이, 2017년 15만1490kg이 수입됐다. 특히 2017년 미국 앨라배마 주의 11연령 소에서 비정형 광우병이 확인됐지만, 수입 중단 등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국내에 들어온 미국산 소머릿살은 서울의 수입 축산물 유통업체가 대기업 식자재 업체 등을 거쳐 급식업소나 소매업소에 유통됐다. 소머릿살은 수육 이나 탕 등에 쓰인다. 2017년에 수입된 양은 1년간 200만 그릇을 공급할 수 있다.
관련해 미국 농무부 산하 식품안전검역청(FSIS)은 뿔이나 뇌하수체를 제거하거나, 소를 기절시키기 위해 두개골에 구멍을 내고 뇌를 관통하는 총격을 가하는 등의 도살 작업에서 소머릿살이 뇌나 중추신경계 조직에 의해 오염된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도 도축과 소매 유통과정에서 각각 0.015㎎와 0.022㎎으로 비슷한 양의 중추신경계 조직이 검출됐음을 규명했다. 연구진은 “일반 도체 가공과정에서 소머릿살의 중추신경계 오염은 없었지만, 신경교섬유질산성단백질의 표지단백질이 일부 머리에서 검출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도축 때 발생한 구멍을 마개로 밀봉하지 않을 경우 가공 과정에서 소머릿살의 중추신경계 오염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보관, 운송 및 하역 작업이 도축장에서 도살된 소에서 제거된 머리와 머릿살의 중추신경계 오염량을 증가시켰다”고 전했다.
미국 플로리아주립대 킨춘라오 교수와 윤화 페기 셰이 교수는 공동집필 저서 ‘먹이사슬속 프리온 질병의 확산과 통제’를 통해 기계로 뼈나 몸통에서 분리해낸 살코기, 머릿살이 함유된 버거와 미트파이 등의 빈번한 소비가 인간광우병(vCJD)의 증가와 연관된다고 경고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는 특정위험물질(SRM)에 소머릿살이 포함되지 않아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농식품부는 소머릿살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 따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행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수입위생조건에는 SRM이 모든 월령의 소의 편도, 회장원위부, 도축 당시 30개월령 이상 된 소의 뇌·눈·척수·머리뼈·등배신경절 및 척주만을 포함한다.
이에 대해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우리나라 검사팀이 현지 도축장을 점검하고 보완 요구사항의 처리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통보한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머릿살을 미국 도축장에서 잘 처리하고 있는지 관리 및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소머릿살은 다른 부위에 비해 어려워서 수의당국이 주의를 기울여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권 의원도 “매년 정부가 점검하는 미국 현지 쇠고기 작업장 숫자는 계속 줄어 지난해와 올해 각각 4곳에 불과해 과연 감시·감독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양균 쿠키뉴스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