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근 살아나자… OK저축은행 ‘최고 수익’

입력 2019-11-07 04:01
송명근(오른쪽)이 5일 경기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문성민의 블로킹 너머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상 이후 통증으로 인해 몸이 버티지 못했어요. 자신 있는 플레이가 나오지 못하니 심리적으로 무너졌죠.”

송명근(OK저축은행)은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시즌까지의 긴 침체기를 이렇게 떠올렸다. 그는 201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OK저축은행에 입단한 후 성공신화를 써 왔다. 팀 중심 공격수로 자리 잡으며 2014-15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2015-16시즌 베스트7에 뽑히며 팀의 V리그 2연패를 이끌었다.

2017년 무릎 부상이 추락의 시작이었다. 수술 이후 자신감이 결여된 플레이로 제 몫을 못했다. 중심 선수가 부진하자 팀도 고꾸라졌다. OK저축은행은 2016-17시즌부터 2시즌 연속 최하위로 수직 하강했다. 지난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송명근은 주장을 맡아 리그 전 경기 출장했지만 경기당 7.2득점(36경기 260득점)으로 전성기 절반 이하 득점에 그쳤다. 성공률도 47.13%에 그쳤다. 팀은 결국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공격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는 송명근의 모습. 연합뉴스

올해는 다르다. 송명근은 부진을 딛고 일어났다. 1라운드 6경기 만에 101득점을 올리며 벌써 지난 시즌 득점의 40% 가량을 올렸다. 득점 9위, 공격종합 6위(성공률 51.81%), 후위공격 2위(성공률 65.85%) 등 전 지표에서 호조다. 부상 이후 몸 관리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 것이 비결이다.

“(석진욱) 감독님이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경기 때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연습을 시켜주세요. 일본에서 오신 (마루야마 고지) 트레이너께서 포지션 맞춤형 프로그램과 치료를 해 주시는 것도 좋은 컨디션에 도움이 됩니다.”

팀도 파죽지세다. OK저축은행은 1라운드 5승 1패로 당당히 V리그 남자부 선두에 올라 있다. 팀을 이끈 송명근은 6일 기자단 투표 29표 중 21표를 독식해 박철우(삼성화재·4표)를 제치고 1라운드 남자부 MVP로 선정되는 경사도 누렸다. 송명근은 동료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기에 대표로 상을 받게 됐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송명근의 시즌은 이제 시작이다. 송명근에겐 9일 우리카드전부터 시작될 2라운드부터 더 나은 활약을 펼치고픈 욕심이 있다.

“아직 시즌이 한참 남았습니다. 지금 페이스에 만족하기보단 더 치고 나가면 사람들이 인정해주지 않을까요. 지금까지는 느낌이 좋네요.”

그의 카카오톡 프로필엔 ‘winning spirit’이란 문구가 적혀있다. 그 문구대로 팀의 승리를 계속 이끌 수 있을지, 남은 시즌 활약이 주목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