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명품 드리블에 거꾸러지는 최고 수비수들

입력 2019-11-07 04:06
황희찬(왼쪽)이 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의 스타디오 산 파올로에서 열린 나폴리와의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칼리두 쿨리발리를 상대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올 시즌 황희찬(잘츠부르크)의 드리블 실력이 예사롭지 않다. 세계 최고 수비수로 꼽히는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에 이번엔 칼리두 쿨리발리(나폴리)까지 유럽리그의 명 수비수들을 연이어 거꾸러뜨렸다.

황희찬은 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의 스타디오 산 파올로에서 열린 나폴리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4차전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황희찬의 명품 드리블은 전반 9분 만에 나왔다. 황희찬은 후방에서 넘어온 긴 패스를 페널티지역에서 받자마자 바깥쪽 방향으로 페이크 턴 동작을 준 뒤 다시 안쪽으로 빠르게 돌파해 들어갔다. 이를 전혀 예측하지 못한 쿨리발리가 뒤늦게 시도한 태클은 볼이 아닌 황희찬의 다리를 건드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올 시즌 황희찬과 찰떡궁합을 선보이고 있는 엘링 홀란드가 침착하게 차 넣으며 잘츠부르크는 1-0으로 앞섰다. 경기는 1대 1 무승부로 마무리됐지만 황희찬의 감각적인 돌파가 잘츠부르크의 귀중한 원정 승점을 만들어냈다.

나폴리는 황희찬에 2게임 연속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진땀을 흘렸다. 황희찬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나폴리 수비수 케뱅 말퀴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빼낸 뒤 돌파를 시도하다 말퀴의 팔에 가로막혀 페널티킥을 얻어낸 바 있다.

지난시즌까지만 해도 황희찬은 황소처럼 돌파하는 것이 장기였으나 올 시즌에는 뛰어난 발재간과 어시스트 능력까지 장착해 기량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몸값만 약 1280억원에 달하는 반 다이크에 이어 약 960억원의 쿨리발리도 황희찬의 발끝에 농락당했다. 드리블러 황희찬의 진가가 세계 최고 무대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