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자영업 몰락에… 취업활동없이 쉬는 인구 16만명 증가

입력 2019-11-06 04:07

최근 이어진 실업자 감소의 주요 원인이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때문이라는 공식 통계가 발표됐다(국민일보 10월 24일자 1면 보도). 비경제활동인구란 쉼, 학교·학원 등으로 취업 전 단계에서 활동하는 이들을 지칭한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실업자(구직활동을 하지만 취업하지 못한 사람) 통계에서 빠진다. 비경제활동인구가 8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보다 15만8000명 늘어나다 보니 전체 실업자 수가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자영업자 수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최저임금 상승이 부른 인건비 부담, 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 감소가 겹친 탓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지난 8월 기준으로 비경제활동인구가 1633만명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전년 동월 대비 15만8000명 늘었다. 같은 달 기준으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증가폭 역시 크다. 2015년 8월(21만8000명 증가)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다.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는 그만큼 경제활동을 하는 이들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취업자 또는 실업자가 줄어드는 것이다. 실업자 감소는 반길 일이지만 비경제활동인구로 지나치게 많이 편입되는 게 문제다. 8월 기준 실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7만5000명이나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된 ‘취업 포기자’가 15만명 이상 급격히 늘다 보니 실업자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의 32.0%가 1년 이내 취업·창업 계획조차 없다고 밝힌 점은 우려를 더한다. 1년 전 조사 때와 비교해 이 답변의 비중은 2.2% 포인트나 증가했다.

급격한 저출산·고령화라는 인구 구조 변화도 한몫하긴 한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60세 이상 비중은 꾸준히 증가세다. 2009년만 해도 28.3%였던 이 비중은 올해 39.2%로 10.9% 포인트나 늘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가 찾아오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비경제활동인구 급증을 모두 설명하기 힘들다. 부족한 퍼즐을 찾아볼 수 있는 통계로는 자영업자 수가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를 포함한 비임금근로자는 8월 기준 679만9000명으로 지난해 8월보다 6만2000명 감소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늘었지만,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11만6000명이나 감소하면서 전체 숫자를 끌어내렸다. 이들 가운데 일부도 비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된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40, 50대를 중심으로 자영업자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