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회로 악명 높은 일본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주4일 근무를 시험 운영해본 결과 생산성이 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은 5일(현지시간) MS 일본지사가 지난 8월 한 달간 이 같은 실험을 진행해 ‘생산성 향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MS는 당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직원 2300명에게 ‘워크 라이프 초이스 챌린지(Work Life Choice Challenge)’ 프로젝트를 도입했고, 이후 5주간 주당 나흘을 일하면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무조건 쉬도록 했다. 대면 회의보다는 온라인 원격 회의를 장려했고, 회의 시간도 30분으로 제한했다.
MS 일본지사가 지난달 31일 자사 뉴스센터에 올린 자료를 보면 실험 결과 직원 1인당 생산성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9%나 증가했다. 주4일제는 회사 비용 절감에도 큰 역할을 했다. 한 달간 사내에서 사용된 인쇄용지의 양은 59% 줄었고, 전기 사용량도 23% 감소했다. 직원들도 높은 만족감을 보여 열에 아홉(92.1%)은 주4일제를 긍정 평가했다. 96.5%는 업무에, 97.1%는 업무 외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MS는 “이번 실험으로 알찬 휴무가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MS 일본지사는 이 같은 성과를 반영해 올겨울에도 주4일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CNN은 “주4일제를 도입하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MS의 이번 실험 결과는 이 근무 형태가 대기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주4일제 실험은 과로를 당연시하는 직장문화로 악명 높은 일본에서 이뤄진 것이라 더 의미가 깊다. 과로 스트레스가 유발한 질병이나 우울증으로 인한 죽음을 뜻하는 일본 용어 ‘과로사’를 영미권에서 일본어 발음 그대로 사용할 정도로 과로는 일본 사회의 특징적 현상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2017년 2만5676곳의 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5%의 사업장이 근로상한시간을 넘겨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기업의 25%는 직원들에게 한 달 기준 80시간 이상의 야근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이에 대한 보수조차 지급하지 않고 있다. 업무시간이 긴 데 반해 효율은 낮은 편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