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군의 특수정찰기 RC-135S ‘코브라볼’(사진)이 5일 동해 상공에서 작전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RC-135S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잇따르던 지난 7월과 8월 각각 동해와 서해상에서 비행했다. 이번 비행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비하고 잠수함 기지를 감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항공기 이동을 모니터링하는 민간 트위터 계정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에 따르면 RC-135S 1대가 이날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 미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동해 상공을 비행했다. 고성능 전자·광학 장비를 갖춘 이 정찰기는 세계에서 미군만 3대를 운용하는 것이다. 탄도미사일의 전자신호와 궤적을 추적할 수 있다. 과거에도 RC-135S는 미 네브래스카주 오펏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다가 북한 미사일 도발을 전후로 일본 기지로 이동하곤 했다.
미국은 북한이 지난달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3형’을 시험발사한 데 이어 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이후 대북 감시활동을 강화한 상태다. 미 공군의 지상감시 정찰기 E-8C ‘조인트스타스(J-STARS)’ 1대는 지난달 11일 수도권 상공에서 작전비행을 실시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쏘기 이틀 전인 지난달 29일 RC-135U ‘컴뱃센트’ 정찰기 1대를 가데나 기지로 이동시켰다.
다만 이날 북한 지역에서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비롯한 특별한 움직임이 나타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발사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최근 북한의 도발 패턴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한·미 군 당국의 탐지 능력을 떠보려고 여러 기만술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이 SLBM 시험발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동해에 있는 북한 잠수함 기지 동향을 파악하려는 것일 수 있다. 국가정보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극성 3형과 관련해 “신형 잠수함에서 (북극성 3형을)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김경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