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K리그의 대표 시민구단이자 대전 연고 프로축구단인 대전시티즌을 인수한다. 기업구단으로 전환되는 대전시티즌이 ‘세금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벗고 명문구단으로 도약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전시는 5일 대전시청에서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대전시티즌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대전월드컵경기장·덕암축구센터 사용과 같은 세부사항을 조율할 협상단을 구성하고, 시티즌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유치의 핵심은 대전시티즌의 22년 역사와 정체성·전통성 계승, 대전지역 연고 유지 여부 등이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그룹은 대전과 강한 연고가 있다는 점, 축구단 인수를 통한 한국축구 발전과 지역사회 공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자를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대전시티즌의 1부리그 진출과 ‘국내 최고의 명문구단 육성’이라는 양 기관의 비전·목표가 일치했던 점 역시 투자유치 성공의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 8월 하나금융그룹에 ‘대전시티즌 투자유치 제안서’를 제출한 이후 계속 협상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시의 투자유치 요청을 수락하고, 사회공헌사업 차원에서 대전시티즌을 명문구단으로 육성하겠다는 하나금융그룹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은 한국축구의 오랜 동반자였다”며 “대전시민의 사랑을 받고 시민과 함께하는 진정한 프로축구 구단으로 만들고, 국제적 명문 클럽으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시와 하나은행은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투자방식과 규모, 관련 시설 사용조건 등 세부사항에 대한 협상을 진행한 뒤 본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시는 본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매년 지원하던 70억~80억원의 예산으로 부족한 체육인프라 확충과 생활체육·전문체육 육성 확대 등 지역 체육 발전에 사용할 계획이다. 본 계약까지의 주요 조율 사항은 시설이용에 대한 범위와 기존 선수·사무국 직원 들의 고용 승계 등의 문제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