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기술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2027년까지 연구·개발(R&D)에 3867억원이 투자될 전망이다. 목표는 자동으로 물이나 양분 공급량을 조절하는 2세대 스마트팜의 완성이다.
이를 뛰어넘어 최종 단계인 3세대 스마트팜 기반도 닦기로 했다. 3세대 스마트팜은 인공지능(AI)으로 수확·포장까지 알아서 척척 농사를 지어주는 단계다.
스마트팜 기술 개발의 변곡점이 된 것은 정부의 사업 예비타당성조사(예타)다. 지난달 29일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기술개발’ 사업의 예타가 최종 통과됐다. 2021년부터 2027년까지 국비 3333억원과 민자 534억원을 투자한다.
핵심은 현재 실증 사업이 진행 중인 2세대 스마트팜의 고도화다. 2세대 스마트팜은 실증 시설에서 수집한 각종 재배 정보를 AI가 분석해 작물에 최적화한 물·양분을 자동으로 공급해준다. 이미 상용화한 1세대 스마트팜의 경우 아직까지는 운영할 때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농민이 직접 물의 양을 맞추고 양분 공급량도 정하다 보니 생산량을 극대화하지 못했다. 2세대가 완성되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
3세대 스마트팜 개발 역시 이번에 예타를 통과한 사업의 한 축이다. 로봇·에너지 시설 연구가 포함됐다. 3세대 스마트팜은 2세대와 달리 수확과 포장 단계까지 AI 기술이 접목된다. 이 과정에 필요한 로봇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에너지의 경우 현행 스마트팜의 난제인 난방비 문제 해결과 연관이 있다. 스마트팜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다 보니 일반 비닐하우스보다 난방비가 많이 든다. 스마트팜에 최적화한 지열과 같은 재생에너지 개발을 통해 이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이 단계가 되면 해외 수출경쟁력도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이미 국내 기술의 해외 진출은 가시화한 상태다. 농촌진흥청이 올해 들어 완공한 스마트팜 실증 센터는 기존 스마트팜과는 또 다른 실험으로 해외 진출을 앞당긴 사례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팜은 난방시설을 통해 겨울철 재배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시설의 경우 냉방을 통해 여름철에 재배할 수 없는 작물을 재배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사막에서 스마트팜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목표는 중동과의 협력으로 이어졌다. 농진청 관계자는 4일 “내년에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실증 센터를 조성한다”면서 “이를 위한 시험재배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