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원 토양조사에서 감귤 품질을 하락시키는 인산과 칼륨의 과다비율 농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귤나무를 잘 키우기 위해 뿌린 비료가 되레 감귤 품질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체계적인 감귤원 토양관리를 위해 2002년부터 4년마다 토양화학성 변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검사 대상은 제주 조천 애월 등 12개지역 감귤원 200곳이다. 분석항목은 토양 산도(pH), 전기전도도(EC), 유기물, 유효인산, 치환성 칼륨,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석회소요량 등 9가지다.
조사결과 2002년 이후 제주지역 과수원 토양에서는 인산과 칼륨이 점점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토양 내 인산 함량이 일정 범위를 넘어서면 붕소 결핍을 일으켜 감귤의 하얀 속껍질을 갈색으로 변하게 한다. 또 감귤나무가 칼륨을 필요 이상으로 흡수하면 산 함량이 높아져 감귤의 맛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지나친 칼륨 성분은 지하수 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인산의 경우 200필지의 평균 검출량이 465㎎/㎏으로 적정범위(200~300㎎/㎏)보다 높았다. 조사대상 중 인산 함량 적정 과수원 비율은 2002년 26.5%에서 2018년 23.0%로 줄고, 과다 감귤원은 25.5%에서 34.0%로 크게 늘었다. 평균 인산 함량은 2002년 395㎎/㎏에서 2018년 465㎎/㎏으로 크게 올랐다. 대체로 서부권에서 인산 함량이 높게 나타났다. 서부권은 동부지역 토양과 달리 인 흡착력이 낮아 비료로 뿌려진 인이 그대로 검사에 드러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칼륨 성분 과다 검출 과수원 비율이 늘어났다. 칼륨 함량 과다 과수원 비율은 2002년 22.5%에서 2018년 29.0%로 증가했다. 정상범위가 0.50~0.70cmol/㎏지만 3배가 넘는 2.51cmol/㎏이 검출된 농가도 나왔다.
정대천 농업기술원장은 “지속가능한 청정 제주농업 육성과 지하수 수질 환경 보존을 위해 토양검정을 통해 시비처방을 받고 기준을 따르려는 농가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