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선교 절벽 직면”… 한인선교사들 대안 찾는다

입력 2019-11-05 00:01
세계한인선교사협의회(KWMF)가 2016년 미국 LA 아주사퍼시픽 대학교에서 개최한 15차 한인세계선교사대회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내년에 열리는 16차 대회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다. KWMF 제공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한인 선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한인세계선교사대회’가 내년 7월 한국에서 열린다. 1977년 시작된 이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회를 주최하는 세계한인선교사협의회(KWMF) 최근봉(사진) 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기자를 만나 44년 만에 한국에서 대회를 열게 된 이유로 위기의 한국교회를 꼽았다. 그는 “한국교회는 절벽이다. 교회도 선교도 모두 어렵다”며 “우리가 모여 반성과 성찰, 통찰 그리고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16차 대회는 한국에서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KWMF는 전 세계에서 사역하는 한인 선교사 2만7500여명의 친목과 협력을 도모하고 선교전략을 연구하기 위한 모임이다. 77년 선교사 일곱 가정이 한인선교사친교회란 이름으로 시작해 85년까지 비정기적으로 다섯 번의 선교사 대회를 진행했다. 88년부터는 미국 내 한인교회와 선교사 모임인 한인세계선교협의회(KWMC)의 ‘한인세계선교대회’와 함께 4년마다 개최했다.

대회 준비위원장인 김수길 선교사는 “미국 시카고에서만 여덟 차례 열렸고 2016년 15차 때 장소를 옮겨 LA 아주사퍼시픽대에서 개최했다”면서 “내년엔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KWMC 대회와 별도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WMF가 선교사대회를 한국에서 열기로 한 데는 한국교회가 ‘절벽’ 끝에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 최 회장은 “2만7000여 한인 선교사들이 이 대회에 모두 참석할 수는 없지만, 선임 선교사들이 다수 참석한다”면서 “그 특성을 살린다면 한국 선교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행사는 7월 6~9일 전 세계 170여개국에서 사역하는 2000여명의 선교사가 모인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 선교사는 선교 보고를 하고 세계 선교동향 등을 공유한다. 5년 이상 선교사로 활동했으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한국교회와 선교가 안고 있는 문제를 토론하고 대안을 찾는 자리라는 점에서 외부 강사의 도움은 받지 않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숨은 선교사, 목사들을 강사로 세울 예정”이라며 “대회를 위한 대회가 아니라 실제로 잘못된 것들을 내어놓고 기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일정 중에 차기 회장단 4명을 선출하는 등 새 임원단도 구성한다.

앞서 7월 3~6일엔 선교사 자녀(Missionary Kids)들을 위한 MK대회도 진행한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1000여명의 MK들이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대는 장소부터 숙박, 식사 등 행사에 필요한 모든 경비를 후원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한국교회에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준비할 것”이라며 “한국교회와 성도들께서도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