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WCC) 차기 총무 후보가 2명으로 압축됐다. 기대를 모았던 금주섭 장로회신학대 특임교수는 최종 후보에 들지 못했다. WCC 총무 인선위원회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4명의 후보자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한 뒤 엘리자베스 조이 박사와 제리 필레이 박사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총무는 내년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중앙위원회에서 투표로 선출한다.
인도 출신인 조이 박사는 정교회 소속으로 국적은 영국이다. 세계선교협의회(CWM) 국장을 역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필레이 박사는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WCRC) 의장을 지냈으며 남아공 프레토리아대 교수로 남아공연합장로교단 소속이다.
WCC 세계선교와전도위원회 총무를 지낸 금 교수는 지난해 탄자니아 아루샤에서 열린 세계선교대회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뒤 차기 총무 후보로 유력시됐지만,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금 교수를 추천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와 WCC총무선거대책위원회 등은 3일 연석회의를 갖고 인선 과정 및 결과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논란 내용을 점검하고 예장통합 총회가 입장을 낼 것인지 검토했다고 한다.
변창배 예장통합 사무총장은 4일 “WCC 인선위원회가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된 과정을 자세히 검토했다. 이와 관련해 교단이 입장을 발표할 것인지도 토의했다”면서 “교단의 공식 입장이 나오기 전까지는 모든 루머를 경계해 달라”고 당부했다.
에큐메니컬 교계의 한 관계자는 “WCC 총무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이 없는 인선위가 2명의 후보를 정한 뒤 그 결과를 이처럼 빠르게 공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면서 “인선위의 이런 행동이 논란의 빌미를 제공하며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인선 결과에 승복하는 게 옳다”면서 “한국인 후보가 탈락해 아쉽지만, 인선위가 내린 결론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