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환자들은 머리가 깨질듯한 통증을 한 달 평균 12일 이상 경험하며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받고 있지만 제대로 된 진단을 받기까지는 평균 10년 넘게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두통학회는 전국 11개 종합병원 신경과를 찾은 편두통 환자 2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삶의 질 실태 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전체 환자의 평균 확진 기간은 최초 증상 지각 후 10.1년이었다. 5명 가운데 2명(40%)은 11년 이상 소요됐다. 진단까지 21년 이상 걸렸다고 응답한 환자도 14%나 됐다.
편두통 증상을 처음 경험하고 병원을 바로 방문한 환자는 10명 가운데 1명(13%)에 불과했다. 대다수 환자들은 일시적인 증상 완화를 위한 진통제 복용, 휴식 등 소극적 치료와 관리를 시행하며 두통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서 편두통 환자들의 삶의 질은 매우 낮았다. 조사 대상 편두통 환자들은 한 달 평균 12일 이상 편두통을 겪고 있었다. 한 달에 4일 이상은 두통으로 학습 또는 작업 능률이 50% 이하로 떨어졌다고 호소했다. 증상이 심해 결석이나 결근을 한 적도 한 달에 하루 꼴로 있었다고 답했다.
두통 영향으로 인한 활동 제약은 학업이나 경제 활동이 활발한 10~40대 젊은 환자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편두통으로 인한 장애 정도를 확인하는 평가(MIDAS)에서 이들 연령대 환자 10명 가운데 7명은 일상 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겪는 4등급에 해당됐다.
조수진 대한두통학회 회장은 4일 “편두통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환자들에게 적절한 진단 및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머리 깨질듯한 편두통, 정확한 진단까지 평균 10년 넘게 걸려
입력 2019-11-04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