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독도 헬기 사고 관련 영상을 보유한 사실을 숨기고 경찰의 영상 공유 요청을 거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KBS는 의혹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도 “단독 보도를 위해 영상을 숨겼다는 비난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독도경비대 박모 팀장은 3일 한 포털 사이트 뉴스 댓글에 “KBS 영상 관계자 두 분이 울릉도에 가지 못해 독도경비대에서 하루를 숙식했다. 그렇게 호의를 베풀었고, 사고 이후 수십명의 독도경비대원이 그 고생을 하는데 헬기 진행 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헛고생을 했던 시간들이 너무나 가슴 아프고 치가 떨린다”며 “수십명이 이틀을 잠 못 자는 동안 다음 날 편히 주무시고 나가시는 것이 단독 보도 때문이냐”고 항변했다. 실제 KBS는 2일 자사 9시 뉴스를 통해 ‘독도 추락 헬기 이륙 영상 확보…추락 직전 짧은 비행’이라는 제목의 뉴스를 단독 보도했다.
논란이 일자 KBS는 “해당 직원이 사전 동의 없이 휴대전화 촬영행위를 한 점, 사고 초기에 촬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점, 어제 보도과정에서 이를 보다 철저히 확인하지 않고 방송해 논란이 일게 된 점 등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KBS는 “영상을 찍은 직원은 본인이 찍은 화면 중 20초가량 되는 일부를 제외하고 곧바로 제공했다”며 “독도경비대가 헬기진행 방향 등이 담긴 화면을 제공해 달라고 추가 요청했으나 해당 직원은 헬기 이착륙장 촬영의 보안상 문제에 대한 우려와 진행방향과는 무관한 화면이라는 점을 생각해 ‘추가 화면은 없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