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주전 센터 김종규(원주 DB)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 실패한 창원 LG는 김종규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암울한 시즌 초를 보냈다. 그러나 대체 외국인 선수 마이크 해리스(36)의 영입 이후 조금씩 경쟁력을 갖춘 팀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하지만 확실한 승을 챙기기 위해서 국내 선수들의 조력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리스는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25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비록 팀은 81대 85로 패했지만 해리스는 양팀 선수들 중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프로농구 데뷔 후 3경기 연속 20득점 이상 기록을 이어갔다.
프로농구 개막 이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LG는 지난달 말 버논 맥클린을 내보내는 강수를 던졌다. 대신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 등에서 뛴 베테랑 해리스를 데려왔다. 해리스는 데뷔전인 지난달 31일 DB전에서부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해리스는 데뷔전에서 26개의 슛을 던져 14번 성공시키며 무려 41득점을 올렸다. 머리 뒤쪽에서 시작되는 특유의 슈팅폼에 DB의 장신 선수들도 그를 막는 데 고전했다. 키는 197㎝로 크지 않지만 훌륭한 센스로 좋은 위치를 선점하며 15개의 리바운드로 DB의 골밑을 휘저었다. 특히 3점슛은 7개를 꽂으며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연장 승부 끝 83대 89로 패했지만 기존의 무기력한 경기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LG는 해리스의 두 번째 경기에서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 LG는 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76대 71로 이겼다. 해리스는 약 21분 동안 3점슛 4개를 포함해 22점을 올렸다. 해리스와 번갈아 코트에 나선 라렌도 약 19분 동안 22점을 올리며 LG는 4쿼터 내내 강력한 외국인 선수의 공격력을 등에 업고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해리스의 입단 이후 가장 달라진 것은 득점력이다. LG는 해리스 합류 전 경기당 평균 68.2득점에 그쳤다. 그런데 해리스가 뛴 세 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81.3득점으로 15점 가까이 치솟았다.
문제는 해리스의 득점력이 승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우승후보 DB와 전자랜드를 상대로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결국 뒷심 부족으로 패배하며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결국 국내 선수들의 보좌가 관건이다. 최근 3경기 평균 2.7득점의 부진에 빠져 있는 정희재, 국내 에이스였던 김시래(평균 10.8득점 6.1어시스트) 부상 뒤 공격 비중이 크게 늘어난 베테랑 강병현 등의 꾸준한 활약이 필수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