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안솔라베흐(사진)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가 내년 11월 3일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는 낮지만, 경제 호황이 이어지면 재선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는 매우 이른 시점”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내년 대선 결과는 미국 경제 상황에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솔라베흐 교수는 미국 정치학자 중에서 선거 분야 권위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현재 하버드대 미국정치학센터(CAPS) 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미 CBS방송의 선거방송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1989년 하버드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UCLA와 MIT대 정치학과 교수를 거쳐 2008년부터 하버드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안솔라베흐 교수는 미 대선을 1년 앞두고 지난달 23일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정치인이 아니다”고 말했다. “약 30%의 미국인만 ‘트럼프 대통령을 좋아한다’고 말한다”며 “탄핵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를 더욱 갉아먹을 것”이라는 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확률은 높다고 봤다.
안솔라베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국정 지지도는 그의 개인적 인기도를 훨씬 능가한다”며 그 이유를 미국 경제 상황이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진실성이나 이민, 건강보험 문제 등도 내년 대선에서 이슈가 되겠지만 결국 대선 결과는 경제 상황에 좌우될 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를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들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도보다 훨씬 높다며 지금처럼 미국 경제의 호황이 이어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확률이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2016년 대선처럼 전국 득표수가 뒤졌음에도 선거인단 득표에서 앞서 대선에서 승리하는 결과가 재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런 상황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전국 득표수가 많은 후보가 선거인단 득표에서도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솔라베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하원의 탄핵 조사는 (검찰의) 기소와 비슷한 것으로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돼도 정치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거나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건 아니다”며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