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로 촉발된 도심 집회가 두 달째 계속되고 있다. 11월의 첫 주말인 지난 2일에도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서초동에서는 문재인 정권 규탄과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보수·진보 단체의 대규모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는 오후 5시 국회 인근 여의대로에서 제12차 검찰 개혁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시민연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신속처리대상 안건의 입법을 촉구하며 “국회는 응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최 측은 “2017년 촛불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끈 시민들이 2차 혁명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여의대로 1.1㎞ 구간을 가득 채웠고, 영등포 자유한국당 당사까지 행진한 뒤 해산했다. 이와 별개로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은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부근에서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는 시민참여 문화제를 열었다.
이에 맞서 보수단체들로 구성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는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 모여 “조국 구속” “공수처법 반대” 집회를 이어갔다. 주최 측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물러나고 공수처까지 폐기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다음 목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끌어내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광화문광장 북측까지 약 400m 구간을 메운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청와대 앞 효자동 삼거리 방향으로 행진했다.
지난 9월 28일 서초동에서 대규모 검찰 규탄 집회가 열리고 이에 질세라 10월 3일 광화문에서 문 대통령 퇴진 보수 집회가 열린 이래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주말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들도 둘로 갈라져 각각 정권 지지·반대 목소리를 냈다. 대학생 연합모임인 공정추진위원회는 오후 6시 광화문역 7번 출구 앞에서 ‘우리가 원하는 공정한 대한민국’이란 주제로 첫 집회를 열었다. 공정추진위는 조국 전 장관 사퇴를 요구한 서울대 집회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16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검찰의 활약으로 공정이라는 가치를 조금이나마 바로 세우고 있다”며 “공수처는 꼼수처”라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각 광화문 북측 광장에선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등으로 구성된 대학생 단체가 주도한 검찰 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대진연은 이날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에서 반일 집회를 갖고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 광주학생독립운동 90주년 기념대회, 세월호 국민고소고발인 대회에 연달아 참여한 뒤 검찰 개혁 집회에 합류했다. 경찰은 이날 하루 도심 집회에 총 126개 부대 약 8200명을 투입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