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강클럽들 ‘검은 주말’… 감독은 칼바람 걱정

입력 2019-11-04 04:08
유럽리그 최강팀들이 주말 경기서 중·하위 팀들에 무기력하게 패하는 등 톡톡히 망신을 샀다.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왼쪽)가 3일(한국시간) 레반테와의 리그 경기에서 1대 3으로 패한 후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가운데는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프랑크푸르트에 5번째 골을 실점한 뒤 멍하게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모습. 마우로 이카르디(오른쪽)가 디종과의 프랑스 리그앙 경기에서 골 기회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AP뉴시스

최근 몇 년간 유럽을 지배하거나 리그 1위에 자리한 최강팀들인 FC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파리 생제르맹(PSG)이 생각하기도 싫은 ‘검은 주말’을 보냈다. 부진한 경기력으로 리그 중·하위권 팀에 약속이나 한 듯이 충격 패를 당한 것. 최고의 선수들로 성적을 내지 못하는 감독들의 리더십에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3일(한국시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반테 원정경기에서 1대 3으로 덜미를 잡혔다.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앙투안 그리즈만 등 정예 공격진들을 모두 선발 출격시켰다. 그럼에도 후반 16분부터 23분까지 7분 만에 레반테에 3골이나 허용하는 망신을 당했다.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에 골득실에서 앞선 1위를 유지했지만 벌써 리그 3패(7승 1무)째다. 우승한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기록한 패배를 올 시즌엔 11경기 만에 당했다.

2012-13시즌부터 분데스리가 7연패를 달성한 절대 강자 뮌헨의 행보도 충격적이다. 전날 프랑크푸르트와의 분데스리가 원정경기에서 전반 9분 제롬 보아텡의 퇴장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1대 5로 대패했다. 뮌헨은 최근 리그 4경기에서 단 1승(1무 2패)밖에 챙기지 못하며 4위로 처졌다. 10경기에서 16실점이나 된다. 준우승한 2008-09시즌 이후 11시즌만의 10경기 최다 실점이다.

킬리안 음바페, 앙헬 디 마리아, 마우로 이카르디에 에딘손 카바니까지 내세운 프랑스 리그1의 PSG도 같은 날 리그 최하위 디종에 1대 2로 패했다. 20개의 소나기슛을 퍼붓고도 디종에 유효슈팅에서 4-6으로 밀리는 골 결정력 문제를 보였다.

호화군단에 어울리지 않는 졸전에 감독에 대한 사퇴여론이 갈수록 높다. 바르셀로나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은 아틀레티고 마드리드의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고 영입된 스타 그리즈만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즈만은 이날 슈팅을 1개밖에 기록하지 못했으며 최근에는 교체 출전이 빈번해지는 등 팀에서 겉돌고 있다. 그럼에도 발베르데 감독은 경기 후 “우리는 1경기에서 졌을 뿐”이라며 사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뮌헨 안팎에서는 니코 코바치 감독 대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후임설이 나올 정도다. 코바치 감독은 경기 뒤 거취 질문에 “내 미래를 알 순 없다. 거취를 결정할 수 있는 분께 물어보라”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토마스 투헬 PSG 감독도 네이마르 등 스타 선수 장악에 미숙한 면을 보이며 올 시즌 성적에 따라 감독직 유지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