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인근 해상에서 응급환자를 태우고 가던 소방헬기가 추락한 지 14시간여만에 바닷 속에서 발견됐다. 헬기 동체에서는 1일 오후 5시 현재 실종자 7명 중 1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해해양지방경찰청은 “동체가 발견된 만큼 수중수색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동해해경청은 브리핑에서 “오후 1시35분부터 2시25분까지 진행된 해양경찰 중앙특수구조단 잠수 인력 3명이 독도 남방 약 600m, 수심 72m 지점을 수색하던 중 소방헬기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중수색을 위해 수중탐지 장비가 장착된 해경 잠수 지원함이 오후 4시, 해군 청해진함이 오후 5시40분쯤 현장에 도착해 수중 구조활동을 실시한다”고 전했다. 청해진함은 심해 작업이 가능한 4000t급 구조함이다.
사고헬기 동체 안에서는 실종자 1명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실종자는 엎드려 있는 모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 당국은 오전부터 잠수사를 투입하려고 했으나 파도가 높아 이들을 배에 대기시킨 채 배와 항공기를 동원해 수면을 수색하는 데 주력했다. 수색 당국은 오후 1시35분쯤 처음으로 잠수사 3명을 추락 예상 지점에 투입해 1시간여 만에 동체를 발견했다. 수색작업은 추락 예상 인근해역을 중심으로 표류 예측시스템과 함정 내 탐색장비 등을 활용해 진행됐다.
해경과 소방청은 사고 동체가 발견된 독도 남쪽 직경 9.2㎞를 중심으로 7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 해경 함정 4척, 소형 고속보트 8대, 해군함 2헉, 관공선 3척, 어선 3척 등이 동원됐다. 해경 항공기 5대, 해군 항공기 1대, 소방 항공기 4대 등 10대가 항공 수색을 병행하고 있다.
추락한 헬기는 2016년 도입된 프랑스 유로콥터사의 슈퍼퓨마(SUPERPUMA) EC-225 기종이다. 중앙119구조본부는 이 기종 헬기 2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 기종은 2016년 6월 유럽항공안전청(EASA)이 안전성 검사를 이유로 운항을 금지시켰다가 4개월 만에 해제한 모델이다. 2016년 4월 노르웨이에서 대형 사망사고를 내 유럽 각국에서 한시 운항정지 조치를 내렸던 헬기와 동일한 기종으로 확인됐다.
추락한 헬기는 노르웨이 사고 1개월 전인 2016년 3월에 430억원을 들여 도입돼 중앙119구조본부 영남항공대에 배치됐다. 소방당국은 독도 해상 추락 헬기와 동일한 기종의 헬기 2대를 내년 초에 두 대 더 들여올 예정이다. 2017년 9월에 구매계약이 이뤄졌고 인도 시점은 내년 1월로 예상된다. 투입된 예산은 961억원이다.
ㅈ난 31일 오후 11시26분 독도 인근 해상에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가 이륙한 뒤 2∼3분 만에 바다로 떨어졌다. 해경은 헬기가 독도 인근에 있던 어선에서 손가락이 절단된 응급환자를 태우고 육지를 향해 이륙했다가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헬기에는 소방대원 5명과 응급 환자 1명, 보호자 1명 등 7명이 타고 있었다. 헬기 기장 A씨(46)는 공군 출신 베테랑이다. 유일한 여성 탑승자인 구조대원 B씨(23)는 소방관으로서 자부심이 컸던 새내기였다. B씨와 함께 헬기에 탑승한 구조대원 C씨(31)는 결혼한 지 5개월 된 새 신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포항=홍성헌 안창한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