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 양육 멘토링 목회 선도… 건강한 교회 모델 정립

입력 2019-11-04 19:07 수정 2019-11-04 19:25
예전은 ‘예수님을 전하자’는 구호의 줄임말. 예전교회는 이름에 걸맞은 활동을 하면서 진정한 교회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교회에서 ‘멘토링 목회’를 거론하면 대부분 경기도 의왕시의 예전교회와 이 교회를 담임하는 박건 목사(61·사진)를 떠올린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멘토링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와 1998년부터 국내서 목회에 주력하고 있는 박 목사야말로 이 부문의 선구자이면서 독보적인 이론가이자 경험자로 평가되는 것이다.

특히 2001년 예전교회를 개척해 올해로 창립 18주년을 맞는 박 목사는 멘토링을 통해 건강한 교회의 모델을 만들었다는 데 이견이 없다. ‘현장에서 본 새들백교회’ ‘12주 양육 멘토링’ 등 다수의 저서를 낸 박 목사는 한국교회 멘토링 목회를 전파하는 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외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매년 멘토링 컨퍼런스를 개최하며 올해로 22차를 맞아 11월 4일부터 7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박 목사는 차별화된 전도법으로 한국교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덕분에 나누고 섬기는 독특한 그의 전도전략은 많은 교회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전교회가 여느 교회와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신자들에게 일대일로 개인양육을 해주는 멘토가 있다는 점이다. 멘토들이 새가족의 정착 뿐 아니라 실제적으로 그들의 영적 부모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준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그 자신 청년시절 청년 1명으로 시작했던 청년회가 1년 만에 80명 이상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고 그 중요성을 절감했다. 이후 미국에서 이론적으로 멘토링을 공부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성도들을 멘토링으로 양육하게 됐다.

새가족 정착에 큰 도움

“정착 멘토가 교회에 들어온 새가족에게 영적 부모가 돼 온 정성을 다해 양육하는 것입니다. 기도하는 법부터 예배드리는 법, 전도하는 법, 성경 읽는 법 등을 일대일로 관심을 가지고 가르치는 것이죠.”

또한 예전교회에서는 ‘사랑방’이라는 우리나라 고유의 가옥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되살려 이곳을 자신의 영적 가족을 만나 교제하고 양육하는 중심지 같은 곳으로 정했다. 사랑방이란 우리나라 고유의 공간이자 문화로서 손님을 대접하거나 출산하기까지 하는 곳이다.

예전교회는 사랑방이 아기가 태어나 생명을 얻는 곳인 것처럼 교회에서도 새가족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함께 참여하고 나누는 풍성한 교제와 양육의 영적 가족 모임이 매주 각 사랑방에서 열리고 있다.

멘토수련회현장.

교회는 셀 모임을 사랑방이라고 부른다. 이곳에서는 주일마다 예배를 마친 후 사랑방끼리 모여 식사를 한 다음 바로 자신의 사랑방 모임을 갖는다. 사랑방은 지역을 초월한 부부중심의 부부사랑방, 여성중심의 여성사랑방, 남성중심의 남성사랑방, 실버 사랑방, 청년 사랑방 등으로 나뉘어 전 성도의 80% 이상이 매주 모인다. 한국 교회의 셀 모임의 매주 평균 모임 출석이 30%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얼마나 활성화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단순히 많이 모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담임목사의 주일 설교를 사랑방 교안에 따라 매우 깊이 있고 풍성하게 나누고 그 안에서 활발한 멘토링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큰 특징이다. 이 사랑방에서 일대일 멘토링 양육이 시작된다.

순장 중심 사람세우기 실천

박 목사가 지은 12주 일대일 양육교재로 양육의 첫 과정을 시작한다. 박 목사는 “개인의 교회 정착과 성장을 위해 멘토들의 헌신적인 멘토링 사역을 실시하며 셀 리더인 순장을 중심으로 사람을 세우는 목회를 추구한다”며 멘토링 교회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방법을 제시했다.

“교회본질 망각해선 곤란”

한국 기독교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엄청난 성장을 이루다 2000년대 들어서 거의 정체돼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박 목사는 본질을 잊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자신의 목회 철학이 바로 본질을 되찾는 것이라는 말이다.

“운동선수에게 슬럼프가 찾아왔을 경우 위기에서 벗어나 한층 성숙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기본기를 되찾는 것입니다. 저는 항상 본질에 집중하고자 노력합니다. 한 영혼의 중요성을 알고 신자들의 숫자와 같은 수치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교회가 교회다울 수 있도록 한 영혼의 영적 성장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전교회의 목표는 나누고 섬기는 교회가 되겠다는 것이다. 큰소리로 길에서 믿음을 강조하는 전도 방법은 오히려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긴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자각한 박 목사가 터득한 전도전략이다.

사실 박 목사는 목회를 하면서 효율적인 전도에 대해 숱하게 고민하면서 전도에도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교회가 이웃을 섬겨야 한다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예전교회는 16년째 탁구장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으며 절기마다 지역민들에게 물과 음식, 과일 등 끊임없이 무언가를 나누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역민들에게 교회가 좋은 이미지로 바르게 서게 됐다.

예전교회에서는 매년 1-2회 ‘택시 Day’를 개최한다. 이 날은 성도들이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신에 택시를 이용해 교회에 온다. 그러면 교회 택시데이팀들은 기사들에게 떡과 간식 등 7가지 선물을 예쁘게 포장된 쇼핑백에 담아 전달해준다.

선물과 함께 담임목사의 설교, 교인들의 찬양이 들어 있는 CD를 받은 택시기사들은 평생 예전교회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다. 그들은 스스로가 전도자가 돼 승객들에게 예전교회를 추천한다. 항상 나눠주는 교회가 되겠다는 전도전략이 ‘자라는 교회’로 자리매김하면서 교회부흥의 원동력이 됐다.

박 목사는 전도와 함께 예수님의 제자를 양성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런 차원에서 그동안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영적으로 성숙한 제자들을 배출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사회의 욕망 중 하나인 물질이나 숫자를 중요시해 양적 성장에 치우치는 것은 교회가 나아갈 참된 방향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성경말씀대로 사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믿음을 보시기 때문입니다.”

예천교회 전경.

섬기고 나누는 전도 추구

예전교회에서는 새가족이 된 교우들에게 1차적으로는 정착멘토가, 2차적으로는 양육멘토가 일정 기간 많은 사랑을 가지고 그들을 성장하도록 체계적으로 돕고 있다. 새가족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나 우선은 양육이 먼저라는 확신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가동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박 목사가 “양육 없이 교육을 하는 것은 이가 없는 아기에게 누룽지를 먹이는 것과도 같다”고 표현할 정도다. 그러면서 박 목사는 “영적 아기인 성도에게는 세심한 관심과 사랑으로 보살피며 잘 자랄 수 있도록 개인적인 양육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전교회 출석교인의 60% 정도는 다른 사람을 일대일로 양육할 수 있는 멘토로 세워져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교회는 매년 멘토링 지도자 컨퍼런스를 통해 셀 목회 현장을 공개하고 외국의 목회자들과 국내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을 초청해 섬기고 있다.

교인들은 교회를 멘토링 목회로 잘 세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기쁨으로 감당하고 있다. 외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수십 명씩 세미나를 찾는 그들을 위해 교회는 숙박 및 식사 등 모든 비용을 전액 무료로 섬기고 있다.

해외 목회자 줄잇는 발걸음

이번 22차 컨퍼런스에서도 인도네시아에서 44명, 몽골에서 10명, 일본 및 필리핀에서 10명이 왔다. 이들과 국내 목회자 30여명 등 모두 90여명이 참석해 늘 그랬듯이 컨퍼런스의 시작부터 끝까지 감동의 연속이라고 입을 모은다. 세미나는 참가 교회의 목회자들에게 목회 전반에 걸쳐 많은 위로와 자신감을 주고 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은 저마다 교회의 영적 부흥에 신선한 도전을 준다고 입을 모은다.

예전교회는 ‘예수님을 전하자’는 뜻이다. 실제로 한국교회에서는 예전교회에 대해 이름에 걸맞은 활동을 하면서 진정한 교회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웃을 주님께 인도하여 재생산 제자가 되게 한다’는 예전교회의 사명과 비전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