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분별 노하우·교회내 대응시스템 제공합니다”

입력 2019-11-04 18:23 수정 2019-12-22 12:35

기독교 역사에서 이단 관련 문제는 영원한 숙제로 치부된다. 한국교회에서는 다양한 단체가 다양한 방법으로 이단을 물리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이단을 분별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단분별에 대한 특출한 노하우를 갖고 사역하는 이가 있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은혜의강교회 김철웅 목사다. 백석대학교 대학원에서 기독교선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 목사는 선교신학을 깊이 연구하면서 국내외 선교 및 이단대응 사역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김 목사의 활약상은 그가 맡고 있는 여러 직함에서 잘 나타난다. 은혜의강교회를 담임하면서 황금이삭선교회와 예수중보전투단의 대표와 함께 이단분별신학연구소 소장, 한국기독교보수교단협의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등을 맡아 이단 퇴치운동을 하고 있다.

김 목사는 서점에 나와 있는 이단 관련 도서들을 구해 공부하고 연구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도서에서 가끔 부정확하면서도 부실한 내용이 들어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이단에 대한 연구를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 먹고는 100권 가까운 전문서적을 수집해 연구하고 분석했다.

결국 김 목사는 이단문제에 관한 한 누구보다 깊은 이론과 지식을 갖췄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실제로 주위에서 이단분별 전문가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말을 듣고 여기저기 불려 다니기도 했다.

김 목사는 최근 ‘이단분별신학’(황금이삭북스)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책은 성경적 기준에서 벗어난 가르침을 주장하는 집단인 이단을 분별하는 신학적 기초를 놓고, 사역자와 성도들이 함께 대처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성경과 교회사를 귀납법적으로 분석해 객관적이며 표준적인 이단분별의 기준을 확인한 뒤 그것을 토대로 ‘표준 이단분별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습니다. 그 다음 그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여러 이단집단이 직접 발행한 자료들을 분석해 ‘이단분별신학’이라는 책을 만들었습니다. 이어서 이 책을 요약해 12주 동안 성도들을 가르칠 수 있는 ‘이단분별신학 평신도 교재’와 함께 청소년을 가르칠 수 있는 ‘이단분별신학 다음세대 교재’를 출판했습니다.”

김 목사의 저서 ‘이단분별신학’은 총 3부로 구성됐다. 먼저 1부에서는 교회사 가운데서 이단분별의 기준이 어떻게 확정되었는지를 다루면서 이단대응 사역을 교회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이어 2부에서는 성경과 교회사를 귀납법적으로 분석하면 정통과 이단을 가를 수 있는 기준을 8가지로 정리했다. 8가지는 삼위일체 하나님 부인, 예수 그리스도의 전인적 구원 무력화 시도, 인격적 성령의 현재적 사역 부정, 성경 외 새로운 특별계시 주장, 자의적 성경해석, 말씀 우선순위 파괴, 교주 우상화, 약탈시스템 운영 등이다. 이 8가지 항목이 성경과 교회사가 가르쳐주는 ‘표준 이단분별 가이드라인’이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 표준 이단분별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이단집단 20개를 분석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의 이단대응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세우는 일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단분별신학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단분별 연구를 하면서 한국교회의 이단대응 시스템을 점검한 결과 이단에 대한 방어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반복적으로 이단 집단에게 약탈당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데 따른 것이다.

예를 들면 모든 교회가 예배, 교육, 전도, 선교, 봉사 등을 감당할 수 있는 부서 또는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단으로부터 그렇게 공격을 당하고도 대응부서를 설치해 운영하는 곳은 거의 없는 현실이다.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말미암아 겪는 혼란은 이단분별 신학이 체계화되지 못했기에 발생하는 부작용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다양한 이단이 출현해 활개를 치며 그리스도인들을 유혹하나 현장 사역자 대부분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서 허둥대며 고민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교회의 몫으로 남겨지게 됐다.”

이단분별신학 초급과정 세미나. 오른쪽은 세미나 후 치러지는 평가 모습.

김 목사는 오는 11월 11일부터 연구소 차원에서 ‘이단분별신학 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는 평신도와 목회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 세미나와 강사를 양성하는 지도자 세미나로 나뉘어 진행된다.

특히 초급강사 과정 세미나는 11월 11, 18, 25일과 12월 2일(매주 월요일) 4주 과정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은혜의강교회(성남시 수정구 산성대로 491)에서 실시된다. 과정을 마친 뒤에는 이단분별신학 초급강사 수료증이 수여된다.

이와 함께 김 목사는 신학대학과 신학교에 이단분별신학 과목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사역자들이 학기만 제대로 배워도 성도들을 이단에 빼앗기는 일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목사는 교회의 이단대응 시스템 관련 전략을 제공하는 일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예를 들면 교회 내에 첩보팀, 예방팀, 치유팀 등으로 구성된 이단대응부서를 설치, 운영하도록 하는 일이다.

나아가 평신도 및 주일학생의 이단분별 교육과정을 통해 성도들이 이단에 미혹당하는 일을 줄이고. 등록교인과 입교인 사이에 구분을 둬 이단분별 교육을 마친 이들만 공식적 입교인으로 인정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본다.

직분자 시스템을 정비해 이단분별 교육을 마친 이들만 중직자 및 각 기관의 임직원으로 세울 수 있도록 하고 이단의 교회약탈을 예방할 수 있는 ‘교회정관 개정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는 초교파적 공적 이단대응 사역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인된 이단대응 사역자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 이단으로 인한 혼란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교회에서 이단을 완전히 퇴치하는 날까지 사역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