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5G 성장에 호조… SK이노, 정유사업 먹구름에 부진

입력 2019-11-01 04:04

SK텔레콤이 3분기 대부분 사업 부문에서 호조를 보인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정유 업황이 악화된 영향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SK텔레콤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조5612억원, 영업이익 302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0% 늘었고 영업이익은 0.7% 감소했다.

무선(이동전화) 부문 매출은 5G 가입자가 154만명을 넘어서면서 2조48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0.1%, 전 분기 대비 2.1% 증가한 수치다. 무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으로 전환한 것은 8분기 만이다.

특히 미디어·보안·커머스 사업 등 비(非)무선 매출 비중이 45%를 넘어섰다. 미디어 사업의 IPTV 매출은 33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0%, 전 분기 대비 3.6%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자사의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OTT) ‘옥수수(oksusu)’와 방송 3사의 OTT ‘푹(POOQ)’을 통합해 새로운 OTT ‘웨이브(wavve)’를 출범했다.

보안 사업의 매출도 ADT캡스와 정보기술(IT) 보안업체인 SK인포섹의 성장으로 전 분기 대비 3.0% 증가한 3060억원을 기록했다. 11번가, SK스토아 등 커머스 사업 역시 매출 1885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달성해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반토막 수준으로 하락했다. 정제마진의 더딘 회복세,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석유 사업이 부진한 탓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 12조3725억원, 영업이익 330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3%, 60.5%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6%, 영업이익은 33.6% 줄었다.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석유 사업은 이번 분기 영업이익이 659억원에 불과했다. 2분기(2793억원)와 비교해 급격히 줄어들었다. 정유업계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은 전 분기(배럴당 1.0달러)보다 다소 회복됐지만 여전히 손익 분기점(4.0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3.9달러에 그쳤다. 유가 하락으로 재고 물량의 제품 가치의 손실도 발생했다.

화학 사업은 전 분기보다 91억원 증가한 19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주요 사업 중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 윤활유 부문 영업이익도 전 분기보다 19.7% 증가했고, 석유개발 사업은 4.9% 감소했다. 배터리 사업은 재고 관련 손실이 줄고 매출이 늘면서 전 분기 대비 244억원 개선된 427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이명영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석유 사업 정제마진은 글로벌 정유사들의 정기보수 지속 및 IMO2020(국제해사기구의 선박연료유 황 함유량 규제)에 의한 디젤 수요 증가가 전망되면서 3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