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국내 두 번째 높은 초고층 건물이자 아파트로는 최고층건물인 101층짜리 부산 엘시티(사진)가 입주예정자들과 주민들의 빗발치는 민원에 휩싸여있다. 공사가 진행 중인데 강제입주를 추진한다는 불만부터 도로 막힘, 빌딩풍, 배출가스 등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시행사인 엘시티PFV는 최근 엘시티 주거시설 공사를 마치고 지난달 19~21일 882가구 입주민을 초청해 사전검사를 시행했다. 회사측은 사전검사에서 지적된 사항을 보수한 후 해운대구청에 주민입주를 위한 임시사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임시사용 허가를 내줘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주변도로 정비도 되지 않았고, 관광시설 공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안전문제를 무시하고 입주를 시켜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입주자 자체 투표에서도10명 중 9명이 준공 후 입주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해운대에서 엘시티로 진입하는 해운대온천사거리~미포육거리의 너비 12~15m 도로를 20m로 확장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미포육거리~미포바닷가(달맞이길62번길) 도로의 확장공사는 보상을 마무리하지 못해 착공도 못하고 있다.
입주민협의회측은 도로확장이 사용승인에 포함된 항목이므로 시당국이 임시사용도 허가해선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엘시티 입구 신호체계 변경을 포함한 차량소통 조치에도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인근 주민의 민원도 빗발친다. 해운대미포발전협의회는 최근 해운대경찰서에 엘시티 건물 6층 높이에 설치한 보일러 연도 개선과 빌딩풍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를 신고했다.
이들은 엘시티 건물로 달맞이62번길에 강한 빌딩풍이 몰아쳐 설치한 입간판이 날아가는 등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6층 높이에 설치한 보일러 연기 배출구 이전도 요구했다. 상업시설에서 사용하는 대형 보일러가 동시에 돌아가면 기준치 이상의 오염물질을 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의회 의원들은 엘시티에 도입할 관광·콘셉트 시설 공사 지연을 질타했다. 시의회는 최근 청문회를 열고 관광·콘셉트 시설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아파트 입주 전 준공 허가를 내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광용 엘시티PFV 부사장은 “관광·콘셉트 시설을 위해 27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주거시설 입주는 12월 초 예정하고 있으며 주변 시설공사는 내년 6월이면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