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단양 보발재, 굽잇길마다 오색찬란한 가을이 내려앉다

입력 2019-10-30 20:39 수정 2019-10-30 20:46
충북 단양군 가곡면 보발재 정상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고갯길. 꼬불꼬불한 도로변을 따라 빨갛게 노랗게 물든 단풍이 알록달록 가을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고개마루 도로변에 전망대가 설치돼 있어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파란 하늘 아래 오색찬란한 가을이 눈부시다. 비경을 마음에 담으려는 여행객의 발길이 부쩍 늘어난 계절이다. 농익은 자연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가을을 만나고 싶다면 충북 단양으로 향해 보자. 보발재·죽령재·빗재·장회재 등 소백산 자락에 자리한 단양의 유명 고갯길마다 만추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보발재(일명 고드너미재)는 가곡면 보발리와 영춘면 백자리를 잇는 고갯길로, 가을 단풍철 빼놓을 수 없는 드라이브 코스다. 꼬불꼬불 3㎞ 도로변을 따라 빨갛게 노랗게 물든 단풍은 주변 산세와 조화를 이루며 알록달록 가을 색채를 내뿜고 있다. 정상 전망대에서는 단풍으로 물든 굽잇길을 한눈에 내려볼 수 있다. 발아래 펼쳐진 풍경이 탄성을 자아낸다. 가파른 산길에 곱게 물든 가로수 잎들이 눈을 호강시킨다.

보발재에서 ‘소백산 자락길’ 6코스인 ‘온달평강 로맨스길’이 시작된다. 방터, 온달산성, 온달관광지로 이어지는 전체 11.2㎞ 구간이다. 초가집과 너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탈곡기와 디딜방아, 물지게 등이 전시돼 있는 화전민촌을 지나 고구려 군사들의 숙영지로 알려진 방터에서 2.3㎞ 길을 따라가면 온달평강로맨스길의 백미인 사적 제264호 온달산성이 가파른 산비탈에서 위용을 자랑한다. 삼국시대 한강을 차지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고구려와 신라 사이에 전투가 치열했던 곳이다. 산성에서 보면 영춘면 소재지를 휘돌아 흐르는 단양강과 넓은 들판을 두고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마을의 전경이 시원하다.

온달산성 아래 절벽 쪽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261호 온달동굴은 약 4억5000만년 간 침식에 의해 생성돼온 것으로 추정되며 주굴과 지굴의 길이가 800여m인 석회암 천연동굴이다. 온달장군이 무술을 닦았다는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온달 오픈 세트장도 불러볼 만하다.

단양 고갯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죽령재다. 대강면 용부원리와 경북 영주를 잇는 죽령재는 소백산의 아름다운 자태를 구경할 수 있는 데다 용부원 마을의 고즈넉한 산촌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소백산 죽령 옛길 나무데크에서 본 죽령폭포.

용부원 마을을 죽령 옛길이 지난다. 이 길의 백미는 죽령폭포. 소백산에서 발원한 물이 죽령계곡을 흘러내리다 2.7m 높이에서 떨어지며 장관을 연출한다. 폭포는 두 아들을 도적들에게 잃고 외롭게 살아가던 ‘다자구 할머니’의 전설을 품고 있다. 폭포 바로 옆에는 중앙선 죽령굴이 있고 주변에 나무데크길이 설치돼 있다.

단양에서 빗재는 좀 덜 알려진 고개다. 대강면 직티리에서 방곡리를 잇는 군도 1호선을 따라 아름다운 풍광이 이어진다. 단양 8경의 하나인 사인암을 지나 직티리에서 빗재 정상에 이르는 길은 하늘을 가릴 만큼 수풀이 우거져 흡사 원시림 속을 지나가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빗재를 내려서면 단성면 방향으로 선암계곡이 이어진다. 바로 옆 도락산(해발 964m)에는 기암괴석과 명품 소나무가 만산홍엽과 어우러져 화려함을 자랑한다.

단풍으로 물든 빗재를 오르는 단양 버스.

단성면에서 장회나루로 이어지는 국도 36호선의 장회재는 구담봉과 옥순봉, 월악산의 단풍이 아름다운 데다 단양강에 비친 단풍의 반영이 가을의 정취를 더한다. 바로 옆 제비봉(해발 721m) 오르는 길에서 장회나루에서 제천과의 경계인 계란재로 이르는 아름다운 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여행메모

북단양IC→59번 국도→향산삼거리→보발리
제비봉 ‘입산 시간 지정제’ 사전 확인 필수


수도권에서 승용차를 이용해 단양 보발재로 간다면 중앙고속도로 북단양나들목에서 빠지는 것이 좋다. 단양 읍내로 향해 가다 삼봉2터널 지나 별곡3교차로에서 좌회전해 59번 국도를 타고 간다.

이후 가곡교차로에서 8시 방향으로 나가 향산삼거리에서 보발리 방향으로 우회전해 8㎞ 가면 도착한다.

단양은 마늘 음식으로 유명하다. 마늘순대, 흑마늘닭강정, 마늘떡갈비, 마늘만두, 마늘정식 등 다양하다. 숙소로는 단양 읍내에 단양관광호텔과 대명리조트 단양 등이 있다.

제비봉 첫 봉우리에서 내려다본 36번 국도.

온달산성을 제외한 온달관광지 관람은 약 1시간 40분 소요된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어린이 2500원, 어르신 1500원이다. 온달산성은 무료로 둘러볼 수 있다. 제비봉에는 입산 시간 지정제가 시행되고 있으니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겨울 시즌(11월∼3월)에는 오후 2시 이후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 장회나루에서 관광선이나 유람선을 이용해도 좋다.

단양=글·사진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