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간한 ‘2018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 198개사가 2017년 한 해 동안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지출한 금액은 2조7243억원에 달한다. 보고서는 병원, 문화 복합 공간, 도서관 등 생활형 복지 인프로 구축 프로젝트가 확대하면서 금액이 2016년보다 30.1%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도움이 필요한 계층의 일상에 녹아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자신이 영위하는 업의 장점을 살려 젊은 세대에 기회를 늘려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과거에 배움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학교 교과 과정으로 한정됐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 교육 등 전문 분야와 관련된 내용으로 확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보 격차가 더욱 심화하고, 과거보다 배움의 격차도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업들은 다양한 업종의 직업 체험을 해볼 수 있는 배움의 장도 제공해 청소년들이 미래에 진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일본 소재 수출 규제 이후 어느 때보다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의 협업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모든 걸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에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협업이 필요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인프라 지원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우며 성장할 수 있다. 특히 향후 우리 기업들이 주요 먹거리로 육성 중인 시스템 반도체, 수소차 등은 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시작 단계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호흡을 맞추며 미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제 환경이 점점 보호주의 무역 성향을 띄고 있으므로 우리 기업끼리 긴밀한 협력 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지역 사회, 소외된 이웃과 상생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행복해야 기업도 안정적인 환경에서 지속 가능하기 때문이다. 장애인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회사를 세우고, 지역 상권과 상생하기 위해 대형 유통업체가 전통시장과 손을 잡는 등 보다 적극적인 형태의 사회공헌 활동도 점차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공헌활동에 나서는 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지역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임직원들이 직접 봉사활동에 나서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 기업 절반 이상에서 임직원 50% 이상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봉사활동 참여 인원의 1인당 평균 봉사활동 시간도 8시간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