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새끼 돌고래 또 폐사… ‘고래도시’ 명성 빛바래

입력 2019-10-30 04:08
10월 4일 울산시 남구 고래생태체험관 보조풀장에서 갓 태어난 새끼 큰돌고래가 어미와 함께 유영하고 있는 모습. 울산시 남구 제공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태어난 새끼 돌고래가 또 폐사했다. 고래도시 울산이 ‘돌고래 무덤’의 도시가 돼가고 있다.

29일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에 따르면 28일 오후 3시쯤 울산시 남구 고래생태체험관 보조풀장에서 새끼 돌고래가 어미와 함께 수중에서 유영하던 중 힘이 빠진 상태로 수면에 떠 있는 모습이 보여 곧바로 응급처치했으나 결국 폐사했다. 지난 4일 고래생태체험관의 큰돌고래인 장두리(암컷·10세)와 고아롱(수컷·17세)에게서 태어난 생후 25일령의 수컷이다. 장두리는 초산이었다.

공단은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동물병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부검결과는 2주 뒤에 나온다.

고래생태체험관은 매일 수유, 배변, 행동 등을 살피고 전담 수의사를 통해 수시로 진료하며 새끼 돌고래를 돌봤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태어난 새끼 돌고래가 폐사한 것은 2014년과 2015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지난 2009년 고래생태체험관 개관 이후 지금까지 이곳에서 죽어나간 돌고래만 모두 7마리다.

2009년 체험관 개장 때 일본에서 4마리의 돌고래를 수입했지만 7살짜리 돌고래가 2개월여 만에 폐사한 데 이어, 2012년 9월22일 일본에서 온 2살짜리 돌고래가 6개월 만에 전염병에 걸려 죽었다.

2014년 3월에도 15살짜리 암컷이 새끼를 낳았으나 수족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3일 만에 폐사했고, 이 어미 돌고래가 이듬해인 2015년 6월에 다시 출산했으나, 새끼가 이번에도 6일 만에 죽었다.

체험관은 돌고래 임신과 출산, 새끼 폐사를 숨겼다 비난을 받았다.

새끼 돌고래의 폐사 원인을 놓고 수명을 단축시키거나 성공률이 낮은 수족관에서의 출산이 적절했느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관계자는 “수족관에서 태어난 새끼들의 경우 1년 생존율이 전 세계적으로 30∼50% 수준이고, 우리나라는 17%에 불과하다”면서 “수족관은 돌고래에게 극도로 스트레스를 주는 시설이기 때문에 수족관 내 번식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