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눈길을 끄는 방송은 ‘1박2일’(KBS2)이다. 2007년 8월 첫 방송된 1박2일은 출연자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숨겨진 여행지를 소개하고, ‘복불복 게임’을 벌이는 방송이었다. 한때는 ‘국민 예능’으로 불리며 시청률이 40%에 육박하기도 했었다. 인기가 주춤할 때도 있었지만 출연진을 바꿔가며 일요일 저녁을 책임진 KBS의 효자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출연자인 가수 정준영이 ‘몰카 파문’에 휘말리면서 방송은 중단돼야 했다. 또 다른 출연자인 배우 차태현과 개그맨 김준호가 거액의 내기 골프를 벌였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방송은 존폐의 기로에 섰다.
이대로 사라지는 듯하던 1박2일의 방송 재개가 결정된 건 지난 8월이었다. KBS는 “오랜 논의 끝에 하반기 방송을 목표로 ‘시즌 4’ 기획에 착수하기로 했다”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예능 부활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했다.
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전파를 탈 네 번째 시즌의 출연진 면면은 최근 들어서야 하나둘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배우 연정훈, 래퍼 딘딘, 개그맨 문세윤 등이 합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출은 ‘해피투게더’ ‘연예가중계’ 등에 참여한 방글이 PD가 맡는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1박2일은 고정 시청층이 탄탄한 프로그램이어서 기존 포맷을 유지하면서 출연자들이 호감 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금방 과거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1월 방송 예정인 ‘내일은 미스터트롯’(TV조선)도 빼놓을 수 없는 기대작이다. 지난 2~5월 방송된 전작 ‘내일은 미스트롯’은 트로트 오디션이라는 이색적인 포맷을 앞세워 18%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종합편성채널 예능 콘텐츠로는 역대 최고의 성적이었다. 방송에서 우승을 거머쥔 송가인은 현재도 가히 신드롬에 비견될 만한 인기를 끌고 있다.
전작이 신예 여성 트로트 가수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면, 후속작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차세대 남자 트로트 가수를 찾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기존 트로트 가수들을 비롯해 아이돌 그룹 멤버나 개그맨 등이 ‘제2의 송가인’이 되기 위해 오디션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방송이 되지 않은 프로그램이지만 종영 이후 이어질 전국 투어 공연 일정도 확정된 상태다.
20, 30대 시청자에게는 ‘하트시그널’(채널A)의 방송 재개가 초미의 관심사일 듯하다. 하트시그널은 이른바 ‘시그널 하우스’에 입주한 일반인 청춘 남녀의 로맨스를 보여준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연예인 예측단’이 이들 남녀의 심리를 추리하는 구성까지 가미한 콘텐츠였다.
2017년과 이듬해 각각 시즌 1과 시즌 2가 방송됐는데 시청률은 2% 수준에 그쳤지만 화제성은 상당했다. 방송이 끝난 뒤에도 출연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모았고, 방송가에는 하트시그널처럼 ‘연애 예능’의 포맷을 띤 아류작이 쏟아져 나왔다.
하트시그널의 후속 시즌 제작 소식이 전해진 건 지난 8일이었다. 이미 지원자 수는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트시그널 3’는 내년 상반기에 방송될 예정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