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유교의 영향력이 강한 경남 진주에서 순복음진주초대교회의 성장을 일군 이경은 목사의 목회 스토리는 남다르다. 복음전파를 위해 말씀 중심의 목회철학과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고난의 상황을 돌파한 이 목사의 목회 스토리를 통해 신앙의 기본자세를 찾아본다.
1957년 여름, 나는 경남 고성에서 9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양조장을 하는 큰집 덕분에 아버지는 금융업을 했다. 그래서 꽤 유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당시는 과일이 귀한 때였다.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과일을 실컷 먹이라고 수돗가에 시멘트로 큼지막한 수항을 만들고 물을 가득 채워서 갖가지 과일을 띄워 놓으셨다. 여름철 동동 떠 있던 노란 참외가 기억에 생생하다.
아버지가 가정적이지는 않으셨다. 하지만 예의에 어긋난 행동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했다. “사람을 구별하지 말고 누구에게든지 인사를 잘해야 한다.” 하루가 멀다고 9남매에게 하셨던 말씀이다. 집에 전축이 있었는데, 기녀가 노래를 배우러 올 정도였다. 그 천대받던 기녀에게조차 동구 밖까지 나가서 인사를 하지 않으면 호되게 야단을 맞을 정도였다.
아버지는 늘 “우리는 왕족이다. 임금의 성을 갖고 태어났으니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베풀며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지금 돌이켜 보면 아버지의 가르침이 인생길과 목회 방향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어머니는 언제나 인자하고 성품이 참 좋으신 분이었다. “아이고, 저 아는 애를 아홉이나 키우면서도 큰소리 한 번 안내고 키운데이.” 할머니는 늘 어머니를 칭찬했다. 어머니는 속담이나 재미있는 이야기로 자녀들에게 세상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쳐 주셨다.
어머니는 매일 정화수를 떠놓고 가족들을 위해 지극 정성으로 소원을 빌었다. 아버지 때문이다. 그 옛날 부의 상징처럼 여기던 첩을 4명이나 거느렸으니 늘 베갯잇을 적시며 우셨다. 그때는 왜 우시는지 몰랐다. 어머니는 슬픔을 삼키며 이런 노래를 불렀다. “참을 수가 없도록 이 가슴이 아파도… 여자이기 때문에 참아야 한다기에… 말 한마디 못하고….” 그런 어머니를 보면서 어린 마음에 ‘나는 엄마처럼 절대 살지 말아야지’라며 다짐했다.
어머니는 시집가는 걸 거부하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꼭 예수 믿는 사람에게 시집가거라. 예수 믿는 사람이 바람은 안 피우더라.” 우리 집은 돈도 많고 부족한 것이 없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늘 눈물지으며 사셨다. 반면 예수 믿는 친구 집은 그리 넉넉하지 않아도 참 행복해 보였다. 그 친구가 너무 부러웠고 그래서 어머니의 그 말씀이 내 마음에 새겨졌다. 어머니의 당부가 마치 예언처럼 들렸다.
세월이 흐르고 나니 그런 어머니의 심정을 이해하게 됐다. ‘나도 어머니처럼 참고 살아야겠다.’ 고난 앞에 힘들 때면 늘 주님 앞에 가서 울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라는 시처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주님 앞에 가서 우는 것밖에 없었다. 지금도 잘 참고 견디며 주님 앞에 모든 걸 내어놓고 운다. 이렇게 참는 법과 슬픔을 긍정적으로 이겨내는 법을 가르쳐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다.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아버지 덕분인지 교장 선생님과 선생님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이 부도나면서 가세가 기울어지니 선생님의 사랑이 더 이상 내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됐다. 어린 나이에 냉엄한 현실을 조금은 알게 됐다. ‘아, 힘이 있어야 하는구나.’
나는 원래 공부하기를 좋아했다. 더 열심히 공부해 실력을 키우기로 다짐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하고 예습했다. 책이 없어 친구 것을 빌려 밤새도록 본 뒤 다음 날 아침에 돌려주기도 했다. 그때 밤새워 공부하던 습관 때문에 지금도 밤새워 기도하고 밤을 새우는 일이 일상처럼 됐다. 아버지는 공부를 좋아하고 무엇이든지 똑 부러지게 하는 나를 무척 예뻐해 주셨다.
6살 때 일이다. 크리스마스에 아버지께서 사 주신 예쁜 구두를 신고 처음으로 교회라는 곳에 갔다. “예배당에 가니까 눈 감으라 해놓고 신발 돔바(훔쳐)가더라”는 노래가 문득 떠올랐다. 벗어 둔 구두를 훔쳐간다는 말도 안 되는 노래였다. 어린 마음에 덜컥 겁이 났다. 나는 떡 받아 가라는 교회 선생님의 손길도 뿌리친 채 황급히 예배당을 뛰쳐 나왔다. ‘다시는 교회 오지 말아야지.’
그렇게 처음 간 교회였지만 어린 마음에 하나님이라는 분이 살아 계신 것 같았다. ’한 집에서 두 신을 섬기면 망한다’는 어른들의 이야기에 교회에 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마음에 이런 고백을 했다. ‘하나님, 언젠가 제가 커서 내 뜻을 주장할 수 있을 때가 되면 하나님 잘 섬길게요.’
창세 전부터 나를 택하신 하나님은 그때부터 전능자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심어 주신 것 같다. 교회는 다니지 못했지만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하나님께 기도하면 순식간에 문제를 해결해 주셨다. 그렇게 은연중에 하나님을 체험케 하셨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결혼을 하고 난 후, 하나님께 드린 어릴 때 약속을 지키게 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약력=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총회신학대학원 부설 박사원 졸업, 미국 트리니티신학대학원 명예 기독교교육학 박사. 기하성 경남지방회장 역임. 현 아바드리더시스템 교육원장, 순복음진주초대교회 담임목사.
▒ 순복음진주초대교회 ‘아바드리더시스템’은
출애굽 속 이스라엘의 신앙 성장 반영한 양육 과정
2006년을 마무리하며 기도하던 중 하나님께서 이런 음성을 주셨다. “2007년을 교육시키는 해로 정하라.” 그래서 그해 표어를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는 해’(행 2:42)로 정하고 아바드리더시스템을 만들어 성도들을 교육하기 시작했다.
아바드리더시스템은 아바드 새가족반, 성장반, 핵심반, 청지기반, 비전반, 용사반, 사역반 등 총 7단계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각 과정은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하고 가나안으로 들어가기까지의 여정 속에서 신앙의 단계적 성장을 반영한 것이다.
아바드리더시스템의 최종 목적은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게 함으로써 성도를 용사로 세우는 데 있다. 그 목적대로 아바드리더시스템으로 체계적으로 교육하자 성도들의 원망과 불평이 점점 사라졌다. 한 사람, 한 사람 주의 종과 교회를 위하는 용사로 변화돼 갔다.
아바드 성장반에서는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를 가르친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에게는 어떤 절대자를 믿고 의지하려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어떤 형태로든 종교를 만들어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 절하며 섬긴다.
세상 사람들이 섬기는 신은 그 이름을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심지어 나무나 돌로 우상을 만들어 섬기기도 한다. 어떤 나무는 땔감으로 쓰고 어떤 나무는 신상을 만든다. 어떤 돌은 건축물에 사용하고 어떤 돌은 신상을 만드는 데 쓴다. 한낱 수공물을 신으로 섬기며 저마다 자신들이 섬기는 신을 참 신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성경은 어떻게 말씀하고 있는가. 우상은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며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한다. 손이 있어도 만지지 못하고 발이 있어도 걷지 못하며 목구멍으로 소리도 내지 못한다고 말씀하고 있다.(시 115:4~8) 왜 그런가. 우상은 한낱 수공물에 불과할 뿐 그 안에는 생기가 없기 때문이다.(렘 10:14)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구원하실 때 애굽 온 땅에 10가지 재앙을 내리셨다. 이스라엘 백성을 단번에 구원할 수 있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바로의 마음을 강퍅하게 하셔서 애굽에 10가지 재앙을 내리신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상천하지에 유일한 신은 여호와 하나님 한 분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하기 위함이셨다.
애굽에 내리신 10가지 재앙 가운데 첫 번째가 ‘피 재앙’이다. 나일강은 애굽인들의 생명의 원천이자 풍요의 원천이다. 하피(Hapi)는 그 나일강의 신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나일강을 피로 변하게 하심으로 애굽 사람들이 섬기는 신을 다스리는 분이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나타내셨다.
애굽의 라(Ra)는 광명을 주관하는 신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애굽 온 땅을 3일 동안 흑암 가운데 있게 하셨다. 이시스(Isis)는 생명의 신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장자 죽음의 재앙으로 애굽의 처음 난 것은 위에 앉은 바로의 장자와 여종의 장자, 모든 생축의 처음 난 것을 다 치셨다. 이를 통해 하나님은 애굽의 모든 신에게 벌을 내리는 여호와 하나님임을 나타내셨다.(출 12:12)
신명기 4장 35절에서는 하나님께서 애굽 땅에 내리신 재앙에 대해 “이것을 네게 나타내심은 여호와는 하나님이시요 그 외에는 다른 신이 없음을 네게 알게 하려 하심이라”고 말씀하신다.
세상 사람들이 신으로 섬기는 우상들이 결코 참 신일 수 없다. 참 신은 오직 한 분,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이사야 44장 6절의 “이스라엘의 왕인 여호와, 이스라엘의 구속자인 만군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나는 처음이요 나는 마지막이라 나 외에 다른 신이 없느니라”는 말씀처럼, 상천하지에 우리가 섬겨야 할 신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 한 분뿐이시다.(사 43:10~11)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