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이 지난해 3월 항공운송사업면허를 발급받은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3사 가운데 처음으로 운항증명(AOC·Air Operator Certificate)을 받았다. 양양공항을 근거지로 하는 플라이강원은 다음 달 비행기를 띄워 강원 지역에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험로가 예상된다. ‘보이콧 재팬(일본 여행 안 가기)’ ‘LCC 매각’ 등으로 국내 항공시장은 이미 불황기로 접어들고 있다. 잇따라 신규 LCC 출항이 이뤄질 예정이라 시장 포화, 과당 경쟁 우려마저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8일 신생 LCC 플라이강원이 안전운항 능력에 대한 검증을 완료해 29일자로 국내·국제 항공운송사업을 위한 운항증명을 발급한다고 밝혔다. 운항증명은 사업면허를 받은 항공사가 안전하게 운항하는 데 필요한 조직·인력·시설·장비·운항·정비관리·종사자 훈련프로그램 등을 갖췄는지 정부에서 종합 검사하는 제도다. 운항증명을 발급하기 위한 검사 항목은 85개 분야 3805개에 이른다. 완료까지 통상 6개월이 걸린다.
국토부는 지난 4월부터 항공운항과장, 항공안전감독관 등 12명의 전문감독관을 구성해 검사를 진행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종·정비·객실·운항관리·위험물 운송 관련 규정 및 매뉴얼 등이 법령을 충족하는지 확인했다. 50시간의 시험비행 동안 비정상 상황별 조종사의 대처능력, 취항 예정 공항운항 준비상태 등 현장 확인도 했다”고 설명했다.
플라이강원은 이르면 다음 달 하순 양양~제주노선을 취항한다. 국토부에 노선 허가를 받고, 운임 고지절차 등을 거친다.
나머지 신규 LCC 2곳도 내년 초부터 본격 비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에어로케이는 지난 7일 운항증명을 신청해 6개월간의 검사에 돌입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르면 연말쯤 운항증명 취득에 나선다.
그러나 국내 항공업계에선 ‘불안한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신규 LCC들이 날개를 펴기도 전에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보이콧 재팬’으로 LCC들의 주요 수입원이던 일본 노선의 수요는 줄었다.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기존 LCC 중 일부도 매각설이 돌고 있다. 신규 LCC까지 시장에 합류하면 ‘공급 과잉’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국토부는 항공사 경영 악화는 안전 운항에도 치명적 영향을 주는 만큼 신규 LCC를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운항·정비 전담감독관 각 1명을 별도 지정해 항공운송사업을 안전하게 수행하는지 감독하겠다. 취항 1개월까지 현장에서 매뉴얼 준수상태 등을 모니터링하고, 취항 6개월 이후에 종합적인 잠재위험 점검을 실시해 지속해서 운항할 수 있는지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