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잇따라 불출마 선언을 할 만큼 여권에 큰 상처를 남겼다. 공정의 문제를 진영 대결로 몰아갔던 집권세력은 민심의 이반을 겪었다. 지금 그것을 수습하느라 대통령부터 공정을 전면에 내세워 입시 제도를 바꾸려 한다. 거센 파도가 지나간 끝자락에 여론조사(리얼미터) 결과가 나왔는데, 수치는 의외였다. 민주당 지지율은 4주 만에 40%대를 회복했고 대통령 지지율도 소폭 올라 45%선을 유지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지난주보다 2% 포인트 하락한 32%에 그쳤다. 2주 전 0.9% 포인트까지 좁혔던 민주당과의 격차는 다시 8.4% 포인트로 벌어졌다. 상처 입은 정당의 지지도는 반등하고 그 상처를 공격했던 정당은 오히려 하락하는 기묘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율 추이에서 가장 큰 차이는 탄력도에 있다. 민주당은 잘하면 올라가고 못하면 떨어지는데 한국당은 잘하든 못하든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 이는 양쪽 진영에 속하지 않은 중도층이 민주당에는 지지를 보내기도 거두기도 하지만 한국당엔 눈길도 주지 않고 있음을 말해준다. 최근 한국갤럽의 정당 호감도 조사에서 한국당이 압도적인 비호감 1위에 꼽힌 것과도 맥이 닿아 있다.
한국당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 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와 달라지지 않았다. 그때의 주류가 지금도 주류이고, 그때의 행태를 지금도 반복하고, 변하겠다는 말은 매번 말뿐이어서 호감을 갖지 못하는 것인데, 아무런 자극을 느끼지 못한 채 고집스럽게 비호감의 길만 가고 있다. 조국 장관 사퇴 이후 지지율이 오히려 떨어지는 상황에서 표창장 파티를 벌였다. 조국 수사를 외치면서 패스트트랙 폭력 사태 수사는 거부한다. 수사 대상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준다는 황당한 셈법을 꺼냈다.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는 민주당과 달리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는 움직임이 이어진다. 인적쇄신이 어느 당보다 필요하지만 계파 갈등이 무서워 공천 룰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벌거벗은 대통령’ 같은 동영상이나 만들어 말초적 공세에만 열을 올린다. 이런 정당이 보수 통합을 외치며 중심에 서려 하는 것은 난센스다.
[사설] 조국 사태 이후 오히려 지지율 떨어진 한국당
입력 2019-10-29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