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10주년 맞은 ‘전국농어촌목사합창단’… “함께 찬양하며 농어촌 강단 지킵니다”

입력 2019-10-28 00:04
전국농어촌목사합창단(단장 임성재 목사)이 지난 24일 서울 영락교회(김운성 목사)에서 열린 ‘2019년 추수감사 농어촌 선교의 밤’에서 공연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서울 중구 영락교회(김운성 목사) 선교관이 지난 24일 저녁 농촌 들녘으로 변신했다. 강대상 앞엔 배추 무 대파를 차곡차곡 쌓은 지게가 놓였다. 감자 고구마 미역 돌김 감 호박 귤 등 농어촌 수확물들이 지게를 둘러쌌다. 한국농어촌선교단체협의회(회장 소구영 목사)가 ‘2019년 추수감사 농어촌 선교의 밤’을 위해 꾸민 무대였다.

농촌 들녘으로 옷을 갈아입은 무대는 전국농어촌목사합창단(단장 임성재 목사)의 찬양으로 더 풍성해졌다. 농어촌에서 사역하는 초교파 목회자들로 구성된 합창단은 이날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내 영혼이 은총 입어’ 등 5곡을 선보이며 예배당을 중후한 선율로 물들였다.

2009년 창단된 합창단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검은 머리와 희끗희끗한 머리가 피아노 건반처럼 조화를 이룬 단원들의 평균 연령은 60세를 훌쩍 넘는다. 전국에 흩어져 있어 합창연습 기회가 두 달에 한 번뿐이지만 관록 있는 단원들의 합창엔 여유가 넘쳤다.

단장 임성재(김제 도장교회) 목사는 “농어촌 목사들에게 연습 모임은 합창을 위한 시간이기도 하지만 사역의 동병상련을 나누고 힘을 얻어가는 충전 시간”이라며 웃었다. 장홍성(어불도교회) 목사는 해남 땅끝마을에서 뱃길로 2시간 반을 더 들어가는 어불도에서 사역 중이지만 합창연습은 개근하는 우등 단원이다. 장 목사는 “오늘도 오전 8시 첫 배를 타고 올라왔다”며 “농어촌 동역자들과 함께 무대에 오를 생각에 피곤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회에선 합창을 하며 국내외 소외계층을 도와 온 한울장로성가단(단장 김현주 장로)이 함께 공연해 의미를 더했다. 김현주 장로는 “농어촌 사역 현장에 대한 목사님들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어 더 감동적이었다”며 “귀한 농어촌 강단을 지키며 힘있게 말씀을 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행사는 참석자들이 한목소리로 ‘주기도문송’을 합창하며 절정에 달했다. 소구영 회장은 예배 설교에서 “세상이 아무리 시끄럽고 고난 가운데 있어도 우리가 하나님께 드릴 것은 감사뿐”이라며 “풍성한 가을을 맞게 해주신 것처럼 우리에게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늘 기억하며 순수한 신앙을 지켜가자”고 전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