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몽 “군 복무 기피 용서받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입력 2019-10-28 20:18
가수 MC몽이 지난 25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새 음반 음악감상회를 겸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가수 MC몽이 돌아왔다. 2010년 군대에 안 가려고 멀쩡한 치아를 뽑았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바닥까지 추락했던 그는 지난 25일 국내 매체를 상대로 음악감상회를 겸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MC몽은 2014년과 2016년, 각각 6집과 7집을 발표하긴 했지만 당시엔 공식적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억울함을 호소하던 2011년 회견 이후 처음이었다. 더 이상 숨어서 활동하지 않겠다는, 정면돌파의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기자회견과 콘서트 이후 쏟아진 기사에는 그를 비난하는 댓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하지만 음원 차트에서 그의 신보는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기’ ‘샤넬’ 같은 곡은 각종 차트 정상을 석권했고, 나머지 수록곡 상당수도 상위권에 랭크됐다. 한 달 가까이 정상을 지키던 듀오 악뮤의 노래까지 밀어냈다. 그의 인기는 왜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

MC몽의 새 음반이자 정규 8집 ‘채널8(CHANNEL8)’에는 모두 11곡이 실렸다. 전작들이 그랬듯 목소리를 보탠 ‘피처링 군단’의 면면은 이번에도 화려하다. 더블 타이틀곡 ‘인기’와 ‘샤넬’에는 각각 송가인, 박봄이 참여했다. 양다일 수란 같은 가수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대다수 곡은 대중성 강한 멜로디에 MC몽의 랩이 포개진 구성을 띠고 있다. 몇몇 노래에서는 그가 겪은 지난한 고통의 세월도 느낄 수 있다.

가령 ‘인기’에는 “맥주 거품 같은 인기/ 까닥 실수하면 미끼/ 겸손해 후배 내 꼴 나기 전에”라는 가사가 실려 있다.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시간 Part. 2’에서는 “못 봐 댓글은 내 피로 범벅/ 정신병이 너무 많아 내 머릿속엔 한가득/…/ 내가 더 잘 사는 게 복수래/ 미안 그 말에 동의할 수가 없네” 같은 노랫말이 담겼다. 실제로 MC몽은 우울증을 앓고 있다. 그는 ‘인기’에 대해 “인기는 대중이 주는 힘이란 걸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MC몽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고의 발치 혐의의 경우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이제 면죄부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공무원 시험 응시 등을 이유로 일부러 입대시기를 연기하며 군 복무를 회피한 건 사실이어서다.

한동윤 음악평론가는 “MC몽의 음반이 매번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건 그를 향한 분노가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며 “욕하고 싶어서 음반을 일부러 찾아 듣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랩은 단조롭고 가사 역시 판에 박힌 사랑 이야기가 많다”며 “전자음을 곁들이는 등 변화를 시도하긴 했지만 이번 앨범 역시 기대 이하”라고 혹평했다.

MC몽 역시 여전히 여론이 냉담하다는 건 모를 린 없을 것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모든 사람에게 이해를 받거나 용서받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8년 만에 대중 앞에 선 소감을 물었을 땐 이렇게 답했다. “용기를 내서 한 걸음 나왔다. 과거의 기억은 사라졌다. 가끔 TV에 내가 (재방송으로) 나올 때가 있는데 전혀 기억이 안 나더라. 지금 방송 복귀는 중요하지 않다. 일상으로의 복귀가 우선이다. 논란을 만든 것 자체가 죄송하다.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