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와 마찰을 빚어온 백화점업계가 결국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에 참여하기로 했다. 코세페 시행 일주일을 앞두고 가장 급한 불은 끈 셈이다. 하지만 코세페가 국내 유통구조의 한계를 고스란히 안고 있어 흥행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세페 추진위원회는 2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행사 추진계획과 참여기업별 행사 내용을 공개했다. 추진위에 따르면 이날까지 코세페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은 603곳이고 이 중 온라인 업체는 135곳이다. 전체 기업 수는 지난해보다 153곳 증가했고 온라인 업체 참여도 늘었다.
무엇보다 백화점 업계가 이날 간담회를 앞두고 코세페에 합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신치민 한국백화점협회 상무는 “추진위원회에서 민간 이양 첫 해이기 때문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해 왔고 백화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나름 최선의 노력을 해보자는 차원에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백화점업계는 대규모 유통업 분야의 특약매입거래에 관한 부당성 심사지침 개정안에 반발해 왔다. 공정위는 오는 30일 일몰이 도래하는 특약매입 지침의 일부 내용을 보완해 3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대형 유통업체가 세일 등 할인 행사를 할 때 할인 규모의 최소 50% 이상을 부담하라는 새 지침도 추가됐다. 백화점은 할인할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코세페 불참을 언급해 왔다.
백화점 업계가 막판 합류했지만, 코세페가 흥행하려면 해결해야 할 어려움이 많다. 코세페는 2015년에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벤치마킹해 출발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직매입한 물량을 대규모로 할인 판매하는 구조라 할인율이 높다. 반면 코세페는 국내 직매입 비중이 작고 할인율도 10~30%대 상품이 가장 많다. 제조업체 참가율도 낮아 품목도 비교적 단조롭다.
최근에는 온라인 중심행사인 중국 광군제가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매출을 훌쩍 뛰어넘은 상황에서 오프라인 행사에 머무른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참여 의사를 밝힌 온라인업체가 늘었지만 이 업체들이 상시적으로 하는 할인행사와 차별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추진위는 이 같은 우려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연화 추진위원장은 간담회에서 “해외 할인행사와 직접적인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며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할 수 있는 한국적인 행사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