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된 이후 검찰을 비판하는 촛불집회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6일 서울 여의도와 서초동에서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 등을 촉구하는 집회가 이어진다. 여권 지지층이 문재인 대통령 지키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시민연대)는 24일 새벽 정 교수가 구속된 지 10여분 만에 공식 사이트에 26일 여의도 검찰 개혁 촛불집회 관련 공지사항을 올렸다. 시민연대는 26일 오후 4시부터 국회의사당 앞에서 ‘제11차 검찰개혁·공수처 설치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19일에도 국회 인근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공수처 설치로 정치검찰, 사법적폐, 친일 기득권, 토착왜구를 수사하고 해체하며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집회를 ‘여의도대첩’이라고 했다. 시민연대 홈페이지에는 “정 교수가 구속돼 너무나 충격받았다” “‘검찰 공화국’이 맞다” “집회에 꼭 참석해 성난 민심을 보여줄 것”이라는 내용의 댓글이 올라왔다.
이와 함께 “검찰은 문 대통령과 조 전 장관에게 본격적으로 칼을 꺼내들 것”이라며 “검찰은 현 정권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다”는 글도 올라왔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검찰 개혁을 외치며 촛불을 드는 이유가 결국 정권 수호를 위한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친문(親文) 성향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도 26일 오후 6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 주최 측은 이번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수호하라’ 등의 구호를 외칠 예정이다. 북유게사람들 관계자는 “검찰의 공격 대상은 결국 문 대통령으로 향할 것”이라며 “촛불집회를 계속 여는 궁극적인 이유는 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동 집회 참석을 위해 부산 등 지방에서도 단체로 서울로 올라올 예정이라고 이 단체는 밝혔다.
그러나 검찰 개혁을 위해선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검찰 개혁 이슈를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촛불집회에서 문 대통령이나 조 전 장관을 계속 검찰 개혁과 연결시키면 공수처 설치 등은 또 다른 정치적 소재로 전락할 뿐”이라며 “정권과 상관없이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조차 검찰을 개혁할 필요가 없다고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