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초만원… 한낮 썰렁… 탄력운행 절실

입력 2019-10-27 18:22
종점인 김포공항역에서 환승을 위해 계단을 오르는 승객들.

“2량 가지고는 턱도 없죠. 출근할 때 한 번 타보고는 안 타게 되더라고요”

경기 김포시에서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직장으로 출근하는 김모(26 여)씨는 도시철도 ‘김포골드라인’ 신설 소식을 들은 후 개통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협소한 열차 규모에 “오전 7시쯤 장기역에서 탔는데도 이미 자리가 없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포골드라인이 개통한지 한 달여가 지났다. 골드라인은 김포시 양촌읍의 양촌역을 기점으로 한강신도시(구래-마산-장기-운양)와 원도심(걸포북변-사우-풍무-고촌)을 거쳐 김포공항역으로 연결되는 도시철도다. 김포시청 철도과에 따르면 개통일부터 22일까지 일평균 골드라인 이용객 수는 5만8000명에 이른다.

이와 관련 생활이 윤택해졌다는 의견보다 이용에 불편을 호소하는 승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장 많이 지적된 문제는 출퇴근시간대에 승객이 몰려 이용이 어렵다는 것. 2량으로 운행하는 골드라인 열차 정원은 172명, 입석까지 포함하면 최대 300명이 탑승할 수 있다.

실제 출근시간대인 평일 오전 7시40분께 중간 정차역인 걸포북변역을 찾아 직접 열차에 몸을 실어봤다. 이미 객실 3분의1 정도 공간밖에 남지 않았다. 7시46분 사우역을 거쳐 풍무역에 진입한 ‘만원 열차’를 보며 탑승하지 못한 승객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7시50분 고촌역 역시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이 많았지만 대부분 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용기를 낸 승객 몇 사람만이 겨우 열차에 올랐다. 7시56분 김포공항역 도착. 숨 막히는 객실을 벗어날 수 있었다.

김포시 측은 이런 시민 애로사항에 대해 수송능력 대비 수요 승객수가 많지 않다며 배차간격을 더 좁히는 방안만을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김포시청 철도과 관계자는 “골드라인은 하루에 총 8만8900명을 수송하는 능력을 갖춘 차량이다. 지금은 일평균 5만8000명 승객을 수용하고 있다”며 “수요가 수송가능 인원을 어느정도는 넘어야 3-4량으로 계획할 텐데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한 평상시에는 열차가 많이 비어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불편함이 더 늘어난다면 배차간격을 기존 3분30초보다 더 좁히는 방법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같은 구간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이 줄어 골드라인을 이용할 용의가 있다는 이용객들도 더러 있었다. 골드라인 이용요금은 일반 교통카드 기준 1250~1550원으로 광역버스(2800원 기본요금제)보다 50%가량 저렴하다.

경기 김포시 마산동에서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으로 통근하는 임모(25 여)씨는 “그간 교통수단은 버스뿐이었는데, 교통상황과 목적지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두 가지의 선택지가 생겨 만족한다”며 “교통체증이 없어 1시간30분 거리를 1시간 만에 갔다”고 했다.

엄예림 쿠키뉴스 기자 yerimuh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