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경기침체와 취업난으로 소득을 조금이라도 더 얻고자 부업에 관심을 갖는 학생 주부 직장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과거 부업은 인터넷을 활용한 재택근무에 치중해 있었지만 최근 그 종류가 배달 운송 중개판매 등으로 다양해졌다. 테크기업들이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맞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임시로 계약해 일을 맡기는 ‘긱 이코노미’에 눈을 돌린 결과다.
긱 이코노미가 기존 임시직과 다른 점은 계약된 기간에만 근무하는 형태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만 일한다는 것이다. 기업은 수요자들의 요구에 따라 서비스나 물품을 즉시 제공할 수 있고 노동자들은 유연하게 근무하면서 추가로 소득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부업으로 ‘떼돈’을 벌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채용 자체를 하지 않아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요즘, 테크기업들의 혁신 일자리는 침체된 경제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되고 있다.
긱 이코노미 현상의 대표적 분야는 배달업이다.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달 플랫폼의 일반인 배달원 모집이 생겨나고 있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는 일반인들이 도보로 근거리 배달을 할 수 있도록 지난 10일부터 시범 테스트 중이다. 배달원은 자신의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반경 500m~1km 근거리 배달 주문을 처리하고 건당 3000원을 받는다. 배달 전용 상해보험을 의무로 가입해서 배달 도중 다쳐도 보상받을 수 있다.
바로고 관계자는 “오토바이로만 배달하기에 애매한 거리들이 있는데 도보나 자전거 등 배달수단이 다양해지면 서비스가 더 촘촘하게 이뤄질 수 있다”며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들도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어 배달업 진입장벽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의 드라이버는 취업준비생이나 퇴직자, 공시생들에게 대표적인 부업으로 통한다. 타다 조사 결과 드라이버의 본업과 부업 비율은 각각 56%와 44%로 나타났다. 특히 타다를 부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자유로운 업무시간과 일자리 선택권’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타다 드라이버는 스스로 근무 요일을 정하고 근무시간도 일일 최소 5시간에서 최대 11시간까지 편의에 따라 신청할 수 있다. 타다 드라이버 70%는 일을 시작한 이후 경제 사정이 전반적으로 나아졌다고 답했고, 69%는 ‘업무 강도, 사회적 인식, 소득 등 전반적인 조건이 유사 업종(택배, 퀵서비스, 배달 등)에 비해 나은 편’이라고 답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이용자라면 ‘평화시장’을 이용해 ‘빈 손’으로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지난 4월 론칭한 평화시장은 개인이 중고나라 인증 셀러(판매자)로 등록한 후 중고나라가 자체적으로 직접 구매한 상품들을 공급받아 팔고 그 차익을 얻어 수익을 올리는 서비스다. 평화시장은 사기 거래 이력만 없으면 실명·연락처·은행계좌 등 본인인증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평화시장 판매자들은 주로 공강시간이 많은 대학생이나 아이를 학교에 보낸 주부들이 많다”며 “물건이 잘 팔리게끔 자신이 얼마나 공들이느냐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겠지만 재고 걱정 없이 무자본으로 틈틈이 시간을 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점 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안나 쿠키뉴스 기자 lan@kukinews.com
테크기업이 만든 신종 부업… 배달·타다기사·중개판매 각광
입력 2019-10-27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