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파… 한국토지신탁도 급격한 내리막길

입력 2019-10-27 18:33
아파트 신축 현장.국민일보DB

최근 냉랭한 부동산경기로 인해 국내 대형 부동산신탁사의 실적과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토지신탁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토신은 지난해까지 꾸준히 실적이 늘어났으나 지방 분양 시장이 위축되면서 순이익이 줄었다. 신규 수주액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재무여력 기준인 NCR(영업용순자본비율)도 하락세다. 게다가 주요 증권사가 부동산신탁 사업에 참가하면서 불리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부동산신탁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업체마다 엇갈린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상장 신탁사이자 업계 1~2위를 다투는 한국토지신탁은 실적과 주가에서 부진했다.

한국토지신탁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별도기준)은 585억600만원으로 전년 상반기(748만6700만원) 대비 21.85% 감소했다.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기준에서도 실적은 더욱 부진했다. 한국토지신탁은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653억300만원으로 전년동기(884억2600만원) 대비 26.14% 줄었다. 라이벌 신탁사인 한국자산신탁의 순이익 감소폭(19.53%)보다 악화된 것이다.

한국토지신탁의 실적 부진은 수익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토지신탁 부문이 감소해서다. 한국토지신탁의 올해 상반기 토지신탁 보수는 644억3900만원으로 전년 상반기(739억5400만원) 대비 12.86% 줄었다.

또한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한 영향이 크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사업을 추진하는 시행사들도 크게 위축됐고, 이는 우리 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신탁업계 관계자도 “일반적으로 신탁사가 주관하는 개발사업은 일반적으로 지방인 경우가 많아 우량한 사업장이 아니라면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신탁의 주가는 부진한 실적만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의 주가(10월 22일 종가기준)는 2155원으로 1년 전 주가(2410원) 대비 10.58% 하락했다.

재무여력도 전년 대비 감소했다. 한국토지신탁의 올해 상반기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553.0%로 전년동기(749.0%)에 비해 떨어졌다. 영업용순자본비율은 금융사의 재무건전성 지표 중 하나다. 이와 관련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NCR 감소는 신탁사업의 대여금액이 증가했고, 최근 펀드와 SPC(특수목적법인)에 투자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실적 개선도 ‘안갯속’이다. 상반기 누적 신규수주는 전년대비 29.2% 감소한 620억원을 기록했다. 차입형토지신탁 신규수주가 143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3분기 잠정 영업이익 381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KB증권 장문준 연구원은 “지방시장 둔화에 따라서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가 감소하고 있고, 성장동력인 도시정비사업의 매출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신탁계정대 대손상각비가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9년을 기점으로 당분간 역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증권업계도 신탁사로 진출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금융지주 대신증권, 신영증권 등 증권업계도 각기 부동산 신탁사 신설 허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신탁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수환 쿠키뉴스 기자 shwan9@kukinews.com